|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축구국가대표 ‘벤투호’ 중앙 수비 핵심 자원인 김민재(베이징 궈안)와 박지수(광저우 헝다), 두 중국파가 소속팀 차출 거부로 A매치 원정 2연전 출전이 불발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0일 ‘김민재와 박지수는 소속팀 차출 거부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다. 두 선수 소집 불가에 따른 대체 발탁은 없다’고 밝혔다. 오는 15일 멕시코, 17일 카타르와 오스트리아에서 A매치 2연전을 벌이는 벤투호는 소집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K리거 및 아시아 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가 주를 이루는 수비진 공백이 크다. 앞서 왼쪽 풀백 김진수(알 나스르)와 홍철(울산)이 각각 코로나19 감염, 부상으로 낙마했다. 여기에 김민재와 박지수까지 합류하지 못하게 되면서 벌써 수비진에서 4명이나 중도 하차했다. 베이징 궈안과 광저우 헝다는 ‘국가간 이동시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5일 이상 자가격리해야 하는 경우 소속팀이 대표팀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근거로 이번 소집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실질적인 이유는 슈퍼리그 포스트시즌 일정과 맞물려서다. 앞서 중국축구협회는 11월 A매치 기간(11~19일)에 슈퍼리그 포스트시즌 일정을 배치했다. 베이징은 11일 3위 결정전 2차전을, 광저우는 12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각각 치른다. 양 구단은 핵심 수비수인 김민재와 박지수 차출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염두에 두고 파울루 벤투 감독은 앞서 권경원(상주)과 정태욱(대구), 원두재(울산)에 이어 부상으로 빠진 홍철 대신 중앙 수비수 정승현(울산)을 대체 발탁했다. 다만 보수적인 선수 기용을 해온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전까지 김민재를 중심으로 수비 조직을 다져왔다. 움직임과 소통의 중심 구실을 한 센터백 김민재의 공백을 단번에 메우는 게 쉽지 않다. 더구나 멕시코와 카타르 모두 쉽게 여길 상대가 아니다.
수비진의 새 판을 짜야 하는 데 원두재의 활용도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두재는 소속팀 울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주포지션으로 뛰고 있다. 그러나 스리백으로 나서면 포어리베로로 중앙 수비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 지난해까지 일본 J2리그에서 뛸 땐 중앙 수비수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런 경험을 아울러 그는 올 시즌 2선에서 빌드업의 꼭짓점 구실을 하면서도 상대 슛 블록만 16개로 전체 8위를 기록, 최후의 보루 구실도 해냈다. 이런 점을 눈여겨본 벤투 감독은 지난달 국내파로만 꾸려 올림픽팀과 치른 스페셜 매치에서 정통 센터백 정승현 대신 원두재를 권경원과 주전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이번 A매치 2연전을 앞두고도 벤투 감독은 원두재를 수비수로 분류해 선발했다. 당장 멕시코전부터 원두재를 중심으로 포백 라인을 구성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가 주포지션으로 여기는 수비형 미드필더진엔 러시아 월드컵을 경험한 정우영(알 사드)과 올 시즌 K리그 MVP 손준호(전북)가 버티고 있다. A대표팀에서도 생존 경쟁에 나서야 하는 원두재가 김민재 공백을 틈타 중앙 수비 자원으로 존재 가치를 발휘하면서 ‘멀티 능력’을 뽐낼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