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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드라마 시장이 성인물과 청춘물로 양분화되고 있다. 속칭 막장드라마라고 불리는 성인물이 시청률을 담보한다면 청춘물은 OTT를 통해 젊은 시청층에게 어필하고 있다.

드라마 시청률에서 확실하게 4~50대 시청층을 확보한 성인드라마가 독보적이다. JTBC ‘스카이캐슬’과 ‘부부의 세계’가 상류층의 삶과 욕망을 직설적으로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았고 이제는 소재와 표현에서 그보다 더 자극적인 드라마들이 등장하고 있다. 속칭 막장드라마라고 불리는 드라마는 마라맛을 넘어 더 강렬하고 중독적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이제는 19세 이상 시청가 편성도 손쉽게 선택하고 있다.

전작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언니는 살아있다’ ‘황후의 품격’에 이어 김순옥 작가가 선보인 신작 SBS ‘펜트하우스’는 첫 방송부터 화제를 모으고 현재 지상파 주중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으로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KBS 일일드라마 ‘비밀의 남자’ 역시 높은 수의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또 MBN ‘나의 위험한 아내’ 역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최근 종영한 채널A ‘거짓말의 거짓말’도 마지막회 시청률이 8%를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화제성과 확장성에서는 편차가 크다. ‘스카이캐슬’과 ‘부부의 세계’가 회를 거듭할수록 특정 세대나 시청층이 아닌 전세대를 관통하며 히트를 쳤다면 다른 드라마들은 아직 그정도의 파급력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특정 시청층에서는 활발하게 소구되고 있지만 인기드라마라고 불릴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물론 TNMS 통합시청자 데이터 (본방송+재방송+VOD)에 따르면 ‘펜트하우스’의 3회차의 경우에는 본방송에서 222만명이 시청한 것 보다 배가 많은 408만명이 일주일 동안 재방송을 통해 시청했고 VOD 포함 631만명 시청자가 시청한 것으로 집계되며 인기드라마 대열에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스카이캐슬’이 3회차에서 통합시청자 수 356만명을 확보했던 것에 비해 약 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청춘물도 계속 방송 중이다. tvN ‘청춘기록’과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며 종영했고 JTBC ‘18 어게인’ ‘경우의 수’ KBS ‘도도솔솔라라솔’, tvN ‘스타트업’ 등이 방송 중이다. 인기 스타를 내세워 청춘의 고민과 함께 로맨스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려내는 청춘물은 과거 미니시리즈를 대표하는 장르로서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지만 현재 상항은 좀 다르다.

‘청춘기록’과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각기 8%대와 6%대 시청률을 보여준 것과 달리 후속 드라마들은 시청률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화제성 면에서는 시청률과 달리 높은 수치를 자랑하며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OTT에서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막장드라마가 중장년층에게 TV를 통해 소비되는 경향이 크다면 젊은 세대를 겨냥한 청춘물은 다른 플랫폼을 통해 시청되고 있다.

청춘물은 특정 연령층과 세대를 겨냥한 웹드라마와도 경쟁을 해야하는 동시에 시청률이라는 무시못할 수치도 함께 풀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가지고 있다. 웹드라마에서 새로운 스타가 계속 탄생하는 것과 달리 방송 청춘물이 과거 같이 신인 등용문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막장드라마와 청춘물 말고도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존재하고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시청률을 잡기위해선 막장드라마가 통하고 시청층을 확보하기 위해선 청춘물을 선택해야 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히려 드라마의 다양성을 불과 몇년전에는 지상파에서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이 가져갔다면 이제는 넷플릿스와 같은 OTT가 그 자리를 메우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현재 시청률이 현실의 소비패턴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시청률로 드라마를 평가하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주장에도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시청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합해서 드라마의 인기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지표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향후 드라마 시장이 편향되지 않고 장르와 소재에서도 다양성을 좀 더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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