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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김학범호의 측면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에서 포지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단연 측면이다. 우수한 선수들이 대거 몰려 있어 2021 도쿄올림픽 엔트리 승선 멤버를 가늠하기 어렵다. 당장 이번 이집트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면면만 봐도 화려하다. 2020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의 주인공 송민규를 비롯해 붙박이 김대원, 정우영 등 능력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A대표팀에 차출된 엄원상과 이동준까지 포함하면 경쟁률은 더 치열해진다.

이집트 대회에서는 경쟁에 더 불이 붙을 전망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였던 이승우가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승우는 당시 결승전에서 골을 넣는 등 활약하며 대회 우승에 기여했다. 그때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혜택은 이미 받았지만 올림픽 출전 의지를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정확히 2년 2개월 만에 U-23 대표팀에 재합류한 이승우는 “올림픽은 모든 선수가 나가고 싶어 하는 대회다. 저도 많은 대회에 나갔다. 올림픽에 가면 메이저대회에 다 나가게 된다. 하루하루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출전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연령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그리고 월드컵 무대를 경험한 이승우는 올림픽 무대까지 가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에선 이승우도 승선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미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고 23세 초과 선수(와일드카드) 3명까지 합류하면 올림픽으로 가는 관문은 더 좁아진다. 유럽파 타이틀만으로는 올림픽에 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승우도 “확실히 동기부여가 된다. 올림픽에 당연히 간다는 것은 확신할 수 없다. 모든 선수가 증명하고 모든 선택은 감독님께서 하신다.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며 좋은 플레이를 보여 스스로 김 감독의 마음을 잡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유럽파인 이승우나 정우영 같은 선수들의 경우 이번 2연전을 통해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김 감독은 K리그 선수들을 꾸준히 관찰하며 기량을 점검해왔다. 반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출전이 들쭉날쭉 했고, 꾸준한 활약을 하지 못해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게 사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소집에도 제한이 크다. 김 감독도 “유럽파 선수들을 체크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집트, 브라질을 상대로 제 몫을 하지 못한다면 김 감독은 기존에 알던 선수들을 중용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유럽파가 활약하면 포지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의 경기력에 따라 경쟁이 정리될 수도,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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