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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초유의 통합 5연패에 실패했으며 이후 모그룹 투자 규모도 큰 폭으로 줄었다. 절대 되풀이 하면 안 되는 흑역사인데 검은 손길은 여전하다. 삼성 프랜차이즈 선수 A가 거액의 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는 일이 반복되려 한다. 삼성은 2015년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중심 투수 3명이 해외 원정도박에 가담한 혐의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KS 당시에는 혐의에 머물렀으나 몇 달 후 혐의는 진실로 드러났다. 이후 삼성의 운영 방향은 180도 바뀌었다. 이전과 달리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을 지키지 못했다. 팀 전력은 급추락했고 자연스레 포스트시즌과 멀어졌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당연했던 팀이 만년 하위권으로 내려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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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파장이 큰 사건이었다. 사실 2000년대 중반에도 삼성은 주축 선수 몇몇이 강원랜드에서 대규모 도박을 벌인 모습이 꾸준히 목격됐다. 당시 강원랜드 측에서 삼성 선수단 출입을 금지하면서 사건이 무마되는 것 같았으나 이후 이들은 해외로 무대를 옮겼다. 마카오를 주무대 삼아 더 큰 규모의 해외 원정도박에 가담했다.
문제는 해외 원정도박이 야구계 내부에서는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다는 점이다. 6년 전 한 구단 고위 관계자는 “삼성 구단이 몇몇 선수들의 해외원정 도박에 대한 걱정이 많다. 한 선수는 일요일 낮경기를 마치면 곧바로 마카오로 떠나고 화요일 새벽에 돌아온다더라. 원정 도박하는 선수들끼리 워낙 돈독한지 거액도 쉽게 빌려주고 도박 규모도 점점 커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그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구단도 징계를 논의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카오에 가는 선수들이 핵심선수들이고 꾸준히 활약하니 구단도 관여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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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일 년 후 그의 우려는 현실이 됐고 삼성은 2016년부터 구단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어느 구단도 넘볼 수 없는 막대한 규모의 메리트도 해외 원정도박 사건 후 종적을 감췄다. 과거에는 모든 선수들이 삼성에 입단하거나 FA 자격을 얻고 삼성 유니폼을 입기를 꿈꿨지만 이제는 아니다. 구단들은 삼성 출신 선수를 영입함에 앞서 당시 원정 도박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A 한 선수의 일탈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만일 5년 전처럼 복수의 선수가 연루돼 있다면 더 큰 악몽이 다가올 게 뻔하다. 이제는 더 내려갈 곳도 없는데 도박 게이트 악몽은 끈질기게 삼성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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