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달수_4[제공=씨제스]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개봉을 못했다면, 더욱 추운 겨울이었겠죠?”, ‘이웃사촌’으로 돌아온 오달수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오달수는 오는 2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이웃사촌’(이환경 감독)으로 2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지난 2018년 과거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며 거제도에서 칩거 생활을 한지 꼬박 2년 9개월만이다. 논란과 함께 무기한 연기됐던 영화도 올해 끝자락에 빛을 보게 됐다.

오달수에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자 “만감이 교차한다. 이유를 막론하고 나한테 무한 책임이 있다. 늦어진 것에 대해 제작사, 감독님, 스태프들께 죄송하고 여러가지 마음이 섞여있다”며 “아직까지 개봉이 미확정되고 그랬다면 정말 괴로웠을거 같다. 이제 날씨도 많이 추워질텐데 더 추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못 본 사이 다소 수척해지고 머리가 하얗게 센 오달수는 자연인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간의 삶에 대해 물으니 “그 사건이 있은 후, 두달 정도는 서울에 있었는데 감당하기 힘든 시간이었다”며 “병원에도 들락날락했다. 부산에 어머니를 뵈러 갔는데 그마저도 위치가 알려져서 모르는 사람들도 왔다갔다 하고 카메라 삼각대가 보이기도 하더라. 마음이 불편했다. 거제도 형님 댁으로 가서 텃밭을 가꾸면서 지냈다. ‘슬기로운 귀향살이’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달수_1[제공=씨제스]

몸은 멀리 떨어져 지냈지만, 연기에 대한 생각과 그리움은 더욱 짙어졌다. 이어서 그는 “해가 지고 나면 방에 돌아가 TV에서 영화나 이런 것들을 보면 물론 혼자 농사 지으면서 있는 것도 좋지만,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딘가 생각했다. 마침 독립영화 감독님이 제안을 해주셨고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마음이 컸다”고 복귀를 다짐한 이유도 밝혔다.

‘이웃사촌’으로 호흡한 이환경 감독, 정우를 비롯해 영화계에서는 오달수의 복귀를 환영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복귀 시기를 두고는 차가운 시선이 공존한다.

오달수 본인도 잘 알고 있다. 그는 “가족들이나 회사에서 듣긴하는데 따로 체크하진 않는다. 좋은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거 같진 않다”며 “다만 ‘이웃사촌’은 정말 다같이 열심히 찍은 작품이다. 함께한 정우도 너무 열심히 했고, 호흡도 좋았다. 나에 대한 시선을 피하고 싶진 않다. 당연히 감수해야 할 몫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오달수가 거짓없이 하려고 노력은 했구나’ 정도의 이야기만 들어도 대단한 칭찬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극중 이의식으로 분한 오달수는 정의로운 인물이자 유력한 야당 대선후보로 가택연금을 당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소화했다. 과거 故김대중 대통령을 떠올리기도 하는 작품이다. 그는 “내가 누가 될까봐 겁이 났다. 처음에는 전라도 사투리였는데 그걷도 걷어냈다. 콕 집어서 선명하게 누구라는게 드러나는게 부담됐다.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하고 시나리오도 바뀌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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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시리즈와 같이 유쾌한 이미지가 강했던 오달수기에 웃음기를 덜어낸 ‘이웃사촌’은 데뷔 30년인 베테랑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이전 작품까지만 해도 허당 역할 같은걸 많이 했다. 여기선 무게 있는 역할을 하려고 하니까,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다행히 영화 톤이 휴머니즘이자 두시간 내내 무게만 잡고 가지 않는다. 구성 자체가 이웃집에 있는 분들이 코믹한 부분도 풀어주시고 적당히 잘 배합이 잘 된거 같다”고 만족했다.

‘이웃사촌’은 벌써 촬영한지도 2년이 지났다. 그의 칩거생활 이후 본격적인 복귀작은 독립영화 ‘요시찰’(김성한 감독)이다. 오달수에게 다시금 연기의 재미를 되찾아준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장비들도 열악하고 선후배 없이 다같이 고생했다. 식사도 삼시세끼 도시락이었다. 그런데도 그저 재밌게 찍었던거 보면 따로 초심 이런걸 떠올리지 않아도 될만큼 좋았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하지만 이제 오달수를 향한 대중의 반응은 엇갈린다. 향후 캐스팅에도 영향을 미칠수밖에 없다. 그는 “물론 영향이 없지 않아 있을거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기다리겠다. 그동안도 잘 기다렸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뚜렷하게 향후 계획이 정해진 건 없다. 다만 그동안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천만요정’과 같이 과분한 별칭도 있다. 이제 좀 사람으로 봐주시는거 같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스럽다. 차마 코로나19로 ‘이웃사촌’을 보러 극장을 꼭 찾아달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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