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온 여신강림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안방극장에 학원물 새 바람이 불고 있다.

JTBC ‘라이브온’부터 tvN ‘여신강림’ KBS2 ‘디어엠(Dear. M)’까지, 안방극장은 한동안 뜸했던 10대 청춘 로맨스 열풍이다. 지난 17일 베일을 벗은 ‘라이브 온’은 황민현의 첫 연기도전으로 화제를 모았다. 수상한 목적을 가지고 방송부에 들어간 서연고등학교 셀럽 백호랑(정다빈 분)이 엄격한 방송부장 고은택(황민현 분)을 만나 겪는 로맨스를 그린 ‘라이브온’은 10대들의 사랑과 우정 등 짙은 하이틴 감성으로 안방극장을 노크 중이다.

12월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여신강림’이 출격을 예고했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가 ‘화장’을 통해 여신이 된 주경(문가영 분)과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수호(차은우 분)의 성장 로맨틱 코미디다. 만화 속을 찢고 나온 듯한 주연배우들의 비주얼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지만, 싱크로율을 넘어 연기력까지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박혜수, 재현, 노정의 등 청춘 군단을 완성한 ‘디어엠’도 촬영에 들어갔다. ’디어엠‘은 서연대학교를 발칵 뒤집어놓은 커뮤니티 글의 주인공 ’M‘을 찾는 추리력이 더해진 청춘 로맨스. 특히 ‘디어엠’은 누적 5억뷰의 신화를 쓴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세계관의 연장선이란 점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내년에 KBS는 또 명맥을 이어온 전통 학원물 ‘학교’ 시리즈 편성을 예고했다.

학원물1

10대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하이틴 장르는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다. 세 작품 모두 오랜만에 등장한 감성 충만한 학원물이란 점에서 기대가 높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학원물 장르는 1020세대에겐 현실과 비교하는 재미를, 기성세대에겐 과거를 추억하게 만들기 때문에 넓고 오래 사랑받는 장르 중 하나다”라며 “여전히 신인 배우들이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장르로 학원물을 꼽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KBS ‘학교’, ‘꽃보다 남자’, SBS ‘상속자들’ 등 과거 풋풋하고 설레는 청춘 학원물은 흥행 불패 공식으로 통하기도 했다. 공유, 이종석, 김우빈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을 발굴해낸 온상이기도 했지만, 국내에서는 학원물이 로맨스로 귀결되면서 사랑 외에 10대들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한다는 한계에 처하며 흥행에서도 다소 부침을 겪었다. 최근 KBS2 ‘학교 2017’ ‘계약우정’, JTBC ‘열여덟의 순간’ OCN ‘미스터 기간제’ 등 각 방송사마다 비슷한 학원물들을 내놨지만 저조한 성적표를 안으며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자 한동안 안방극장에서 학원물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면 OTT에선 색다른 학원물이 센세이션을 일으켜 주목받았다. 넷플릭스 최초 한국 오리지널 학원물 시리즈 ‘인간수업’이 바로 그것. 죄의식 없이 범죄의 길에 들어선 청소년들이 파국으로 달려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는 10대들을 주인공으로 한 학원물로서는 파격적인 소재와 높은 표현 수위 등으로 인해 정작 청소년들은 볼 수 없는 ‘19금’ 등급을 받아 화제가 됐다. 포브스 등 외신은 ‘인간수업’을 가리켜 “지금껏 봐왔던 전형적인 한국의 학원물이 아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안방극장에서도 학원물의 색다른 변주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기존의 뻔한 하이틴 로맨스 세계관을 액자식으로 재구성해 참신하다는 평을 얻은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기간제 교사의 눈을 통해 본 학교로 리얼함을 내세운 tvN ‘블랙독’ 등이 바로 그것.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기존의 학원물의 진부함을 타파한 좋은 선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학원물의 변화는 사회적 인식 변화와 흐름을 같이 한다. 시청자들은 단순히 잘생기고 예쁜 주인공과 희망, 교훈적 메시지에 만족하지 않는다. 청소년이 가진 결핍과 불안감 등 현실적인 메시지를 드라마 속에 담는게 학원물의 성공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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