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차 의료진사진]부평힘찬병원 이경민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부평힘찬병원 이경민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제공|힘찬병원

[스포츠서울] 수년 동안 양측 발이 시리고 저린 증상으로 고생한 70대 남자 환자가 내원했다. 그동안 환자는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수많은 치료를 시도했다. 어떤 병원에서는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단해 약물치료부터 주사, 물리치료, 신경성형술까지 했지만 환자를 괴롭혔던 증상은 여전했다.

또 다른 병원에서는 혈액순환장애라고 설명해 혈액순환에 좋은 치료도 해봤다고 한다. 한의원에서 침도 맞고 한약도 복용했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민간요업까지 시도해보았지만 역시 아무 효과가 없었다.

수년 동안 여러 병원들을 옮겨 다니며 치료를 받아도 잘 치료가 되지 않자 환자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지냈다. 양쪽 무릎 아래로 시리고 저린 증상은 낮에도 있지만 주로 밤에 심해지는 경향이었다. 그러니 밤에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없었다.

MRI 검사는 이미 여러 번 했고, 척추관이 좁아져 있기는 했지만 증상을 심하게 발생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척추관 협착증이 아니라면 하지불안증후군이 의심됐다. 하지불안증후군을 완화하는 알약을 하루 한 번 복용하도록 처방하고 일주일 뒤에 오시라 했다. 일주일 뒤 환자는 환하게 웃으면서 내원했다.

“원장님. 드디어 증상이 많이 좋아졌어요. 덕분에 몇 년 만에 잠을 제대로 잤습니다. 고맙습니다”

몇 년 동안 환자를 괴롭힌 증상이 일주일 만에 몰라보게 좋아진 것이다. 이처럼 병을 제대로 파악하면 비교적 쉽게 고칠 수 있다. 하지만 척추질환 대다수가 비슷한 증상을 동반하는 만큼 정확히 진단하기란 쉽지 않다.

[6회차 자료사진]출처_게티이미지뱅크
하지불안증후군 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치료해도 잘 낫지 않아 환자를 괴롭혔던 하지불안증후군은 앉아있거나 누워있을 때, 특히 밤에 다리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처럼 근질거리는 듯한 이상감각이 느껴지는 질병이다. 이로 인해 수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움직이거나 주무르면 증상이 좋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초기에는 주로 밤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심해지면 하루 종일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철분 부족으로 인한 도파민 분비 감소도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그래서 치료약으로 파킨슨 치료약인 도파민 제제를 처방하거나 철분이 부족한 사람은 철분제제도 같이 처방하기도 한다.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하지불안증후군은 쉽게 진단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양쪽 다리가 시리거나 저리거나 불편감이 있고, 치료를 해도 잘 호전이 안 된다면 하지불안증후군을 한 번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다행히 약물치료에 잘 반응해 적절한 약물치료로 증상을 상당 부분 호전할 수 있다.

약물 치료 외에도 금주, 카페인 금지 및 과식을 하지 않는 생활습관 교정도 필요하다. 술과 담배인, 카페인이 증상을 악화하기 때문이다. 대신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목욕과 마사지, 명상, 규칙적인 수면을 습관화 하자.

<부평힘찬병원 이경민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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