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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좀처럼 득점 선두권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대로면 아시아인 최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등극도 결코 꿈이 아니다.

손흥민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0~2021시즌 EPL 13라운드 경기에서 리그 11호골을 터뜨렸다. 전반 26분 득점왕 경쟁 중인 모하메드 살라가 문전에서 시도한 슛이 토트넘 수비 발에 맞고 굴절돼 행운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하지만 7분 뒤 손흥민이 역습 기회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동점골을 해냈다. 두 선수가 나란히 11호골을 기록한 가운데 같은 날 레스터시티 원정에 나선 에버턴의 도미닉 칼버트-르윈은 침묵했다. 손흥민과 살라, 칼버트-르윈 등 3명이 11골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득점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이들 뒤로는 레스터시티의 제이미 바디가 10골, 손흥민의 팀 동료인 해리 케인과 승격팀 리즈 유나이티드의 패트릭 뱀퍼드가 9골로 추격하고 있다.

득점 기록은 같지만 득점 과정을 살펴보면 손흥민의 뚜렷한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 손흥민은 11골을 모두 필드골로 넣었다. 살라가 페널티킥으로 5골을 넣은 것과 대조된다. 슛 수도 손흥민이 현저히 적다. 손흥민은 13경기에서 총 23회 슛을 시도했다. 슛의 47.8%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살라는 45회로 손흥민의 두 배에 달하는 슛을 시도했고, 칼버트-르윈의 슛 횟수도 40회로 손흥민보다 훨씬 많다.

득점 방식에도 차이가 크다. 손흥민은 오른발로 6골, 왼발로 4골, 머리로 1골을 넣었다. 양발 능력에 차이가 거의 없는 장점을 십분 발휘한 결과다. 반면 살라는 모든 골을 왼발로 만들었다. 칼버트-르윈의 경우 오른발로 7골, 머리로 4골을 만들며 발군의 헤더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손흥민의 장점은 득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손흥민은 도움 숫자에서도 3명 중 가장 많은 4개를 기록하고 있다. 살라는 2도움을 기록 중이고, 칼버트-르윈은 아예 도움이 없다. 손흥민은 결정적 기회를 만든 횟수도 5회로 살라와 동일하게 기록하고 있다. 반면 칼버트-르윈은 이 기록 역시 없다. 크로스에서도 손흥민은 51회로 6회의 살라, 3회의 칼버트-르윈을 압도한다.

스트라이커가 아닌 손흥민은 득점 기회도 상대적으로 적고, 동료의 득점을 돕는 데 신경을 많이 쓰지만 살라, 칼버트-르윈과 동일한 페이스로 득점 선두권에서 탈락하지 않고 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라는 평가를 받는 결정적 배경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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