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윤리센터 방문한 박양우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부장관이 지난 8월5일 업무를 시작한 스포츠윤리센터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숙진 신임 이사장.[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스포츠 폭력에 무관용이라는 말은 거짓인 듯 합니다. 사람이 죽어 나가는 이유를 알 듯 합니다.”

후배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교 핸드볼 선수가 대학 수시전형에 합격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7월 청주공고 핸드볼팀 코치의 구타사건을 대한체육회에 신고한 피해 학생의 어머니 박지희씨는 19일 전화통화에서 “우리 아이는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있는데 가해자는 정상적인 활동을 해 왔고, 최근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는 또 “스포츠윤리센터와도 두차례 통화를 했다. 담당 직원이 ‘민원 기록을 찾아보겠다’고 했고 이후 다시 연락이 와서 충북체육회에서 다뤄질 것이고 원하시면 다시 접수해 드리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제일 이해가 가지 않는 곳이 대한핸드볼협회이고, 그 다음이 스포츠윤리센터다”라고 했다.

경남 창원에 사는 박씨의 아들 A군은 지난 3월 핸드볼팀이 있는 청주공고에 입학했다. 그러나 A군은 팀의 코치인 K씨와 K씨의 아들인 3학년 C군으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했다. 등짝과 허벅지 등 온몸에 멍이 들고 코피가 터지도록 얻어 맞았다. 다른 사람의 신고가 접수되면서 지난 5월부터 충북교육청이 조사를 시작했고, 자세한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 박씨가 당시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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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고 핸드볼 구타사건에 대한 충북지방경찰청,청주교육지원청, 충청북도체육회의 결정문.

이 사건은 현재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돼 청주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다. C군은 이미 다른 학교로 강제 전학을 했다.수시전형에서 C군을 합격시킨 대학의 교수는 스포츠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제출한 서류가 거짓으로 작성되거나 범죄행위가 밝혀질 경우 입학이 취소된다. 전형과정에서 학생의 폭력이 나타나지 않으면 탈락시킬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박씨는 “해당 대학 학과장과 입학처에 이메일과 전화 등으로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럼에도 학교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스포츠폭력 학생을 핸드볼협회도, 스포츠윤리센터도 6개월째 제재 없이 방치하니 가해 학생이 대학에 합격하는 현상이 일어 났다.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철인3종경기 국가대표였던 고 최숙현양 사건이 발생하자 스포츠윤리센터(이사장 이숙진)를 지난 8월 5일 서둘러 발족시켰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는 폐지됐다. 이 과정에서 업무 이관 공백이 생겨 혼선이 빚어졌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감안한다 해도 스포츠윤리센터의 일처리는 더디기 그지 없다.

지난 9월 본지가 성남시 쇼트트랙 구타사건을 보도하고 난 뒤 사건 처리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스포츠윤리센터는 최근까지도 “조사 중이다”라는 원칙적인 이야기로 응답하고 있다. 스포츠윤리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까지 스포츠윤리센터가 처리 완료한 민원은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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