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 넥타이도...성탄 분위기 물씬~
인천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이 2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OK금융그룹과의 홈경기에서 초록색 넥타이로 패션감각을 뽑냈다. 2020.12.23.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산틸리감독의 배구를 배워야 한다.

3강 2중 2약. 프로배구(KOVO) 남자리그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24일 경기까지 삼성화재(16경기)를 제외하고 6개팀이 17경기를 치렀다. 대한항공이 승점 35점으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OK금융그룹과 KB손해보험이 승점 32점으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비예나의 결장 중에도 국가대표 트리오(정지석, 곽승석, 한선수)와 임동혁, 조재영 등의 활약으로 상승기류를 탔다. 내달이면 쿠바출신 공격수 요스바니가 합류할 예정이어서 추격하는 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산틸리감독은 비에나의 결장 기간에 두 명의 선수를 벌떡 일으켜 세웠다. 임동혁(21)과 조재영(29)이다. 1999년생인 임동혁은 고교 졸업 후 프로로 직행한 기대주였다. 201cm의 큰 키에 91kg의 균형잡힌 체격은 용병급이지만 경험부족으로 교체 멤버였다. 그러나 산틸리감독은 과감하게 임동혁을 비예나 자리에 세웠다. 기다렸다는 듯 임동혁은 훨훨 날았다. 그는 어느새 225득점으로 공격 11위까지 뛰어 오르면서 이제는 용병 못지 않은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체력이 넘치는 임동혁은 5세트만 가면 지칠줄 모르는 강타를 터뜨리고 있다.

세터 출신이었으나 센터로 변신한 조재영(195cm)도 산틸리의 세밀한 배구가 찾아낸 보물이다. 조재영은 고비 때마다 블로킹에서 한 몫을 하면서 급증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속공에까지 눈을 뜨면 더욱 위력을 떨칠 것으로 보인다.

[포토]격렬하게 항의하는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
때로는 다혈질인 산틸리감독.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심판진에게 격렬하게 항의를 하고 있다. 2020. 12. 6.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주 공격수 나경복의 부상으로 주춤했던 우리카드는 외국인 거포 알렉스의 활약을 앞세워 승점 28점으로 4위까지 뛰어 올랐다. 반면 한국전력은 23점으로 5위다. 한국전력은 1라운드 때 7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가 신영석, 황동일의 가세로 팀분위기가 살아 났으나 최근 2연패로 주춤하고 있다. 우리카드와의 간격이 더 벌어지면 싱거운 잔여시즌이 될 수도 있다.

젊은팀으로 리빌딩 중인 전통의 배구 명가 삼성화재와 현대카드는 나란히 13패씩을 기록하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신예들이 조금씩 발전하고 있지만 이번 시즌에는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대한항공 산틸리감독이 보여주는 세밀한 배구는 한국 남자배구에 많은 메시지를 주고 있다. 그동안 남자배구는 외국인 선수에 몰빵하는 단순한 배구가 대세였다. 그러나 산틸리감독은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선수들을 믿고 작전을 지시한다. 작전타임 때 실수를 범한 선수를 나무라거나 선수탓을 하지 않는다. 코트 밖에서는 선수들에게 파스타를 직접 만들어 주기도 하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여유가 넘치는 감독으로 인해 대한항공 선수들의 플레이에서는 조급함이 사라지고 웃음이 넘친다.

“대한항공은 국내선수들이 수준급”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들은 용병 없이 6연승 중이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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