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결산

[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올 한해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방송은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실외 촬영은 국내, 실내로 전환됐으며 부동산· 재태크 열풍이 예능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2020을 휩쓴 트롯은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했고 친숙한 스타들은 부캐릭터로 또 한번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또 공개 코미디는 이제 방송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며 2020년 예능 프로그램의 흥망성쇠 그 중심에 있었다.

◇해외X야외 예능 제작 중단→토크쇼X힐링물 대체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야외 촬영이 전면 중단되면서 여행 프로그램은 종영을 맞이했고 그 대체물로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토크쇼, 힐링물이 재조명받았다. 상당수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국외 촬영을 국내로, 야외 촬영을 실내에서 진행하며 많은 프로그램 포맷의 변화를 겪었다. 유재석과 조세호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MBC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실내로, 또 토크의 비중을 늘렸고 그 결과 최고 시청률 5.1%를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더 짠내투어’, ‘신서유기8’, ‘배틀트립’ 등도 해외 촬영 대신 지리산, 제주도 등 국내 명소를 여행하는 방식으로 우회했으나 결국 종영을 맞았다.

미스터트롯

◇대세는 트로트! 트롯 예능 열풍

2020년 안방극장에 몰아친 또 하나의 열풍이 있다면 바로 트로트 예능이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성공 덕에 안방극장에 트롯 열풍이 불었다. ‘미스터트롯’ TOP6가 등장하는‘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 사랑의 콜센타’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사들도 ‘트롯전국체전’, ‘트로트의 민족’, ‘보이스트롯’, ‘내게 ON 트롯’ 등 대규모로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하며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트롯 예능은 안방극장의 주 시청층인 중장년층을 확실하게 잡으며 시청률 보증 수표로 떠올랐고 트롯 예능으로 주목받은 ‘미스터트롯’ TOP6 등은 각종 프로그램과 광고계 러브콜을 받으며 대세 스타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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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캐릭터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스타와 예능 프로그램

또 MBC ‘놀면 뭐하니?’가 부캐릭터(부캐) 열풍을 선도했다. 트롯 가수 유산슬로 부캐 열풍을 불러일으킨 유재석은 ‘놀면 뭐하니?’에서 신박기획 대표 ‘지미유’로 등장, 혼성그룹 ‘싹쓰리’, 여성 4인조 ‘환불원정대’ 만옥(엄정화), 천옥(이효리), 실비(화사), 은비(제시)와 함께 연예계에 부캐 흥행을 일으켰다. 스타의 친숙함과 새로운 정체성에 신선함을 느낀 대중들은 부캐릭터에 열광했다. ‘나 혼자 산다’에서도 조지나(박나래), 사만다(한혜진), 마리아(화사)가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 여은파’ 부캐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코미디언 김신영도 트롯가수 ‘둘째이모 김다비’로, 신봉선은 ‘캡사이신’으로 부캐 활동을 했으며 김신영은 한 예능에서 ‘둘째이모 김다비’로 김신영의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고 말해 그 인기를 입증했다.

구해줘홈즈

◇부동산·재테크, 예능도 돈 독 올랐다

부동산·재테크 열풍이 불었던 올 한해답게 예능에도 ‘집 구하기’가 하나의 키워드였다. ‘구해줘 홈즈’에서는 가성비있는 좋은 집을 찾기 위해 스타들이 발벗고 나섰으며 ‘헌집줄게 새집다오’는 내 손으로 고치는 ‘셀프 인테리어’에 관한 정보를 예능 형식으로 제공했다. 또 ‘온앤오프’ 등과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스타의 집이 조명받으며 ‘내 집 마련’에 대한 열망이 예능 프로그램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돈벌래’ 등 부동산 투자 관련 파일럿 예능들도 등장했다. 또 ‘집 구하기’를 넘어 ‘돈길만 걸어요 - 정산회담’, ‘개미는 오늘도 뚠뚠’과 같이 재테크 예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공개 코미디,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1999년부터 안방극장의 웃음을 하드캐리했던 KBS ‘개그콘서트’가 지난 6월 막을 내렸다. 2000년대 ‘개그야’,‘웃음을 찾는 사람들’, ‘개그콘서트’, ‘개그공화국’ ‘코미디쇼 코코아’ 등 지상파 3사와 종편 채널 모두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방영하던 때가 있었다. ‘개그콘서트’도 전성기 시절에는 시청률 30%에 육박하며 박준형, 이수근, 장도연, 박나래, 정형돈 등 인기 스타를 배출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공개 코미디의 하락세와 함께 ‘개그콘서트’는 결국 종영을 맞이했다. JTBC ‘장르만 코미디’가 반짝 등장하기는 했지만 별다른 화제를 낳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사진|JTBC·MBC·KBS·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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