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빅G’ 최지만(29·탬파베이)은 ‘야구괴물’들이 모여있는 메이저리그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인 빅리거 야수 중에는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아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해 12월 스포츠서울 올해의상 시상식에서 최지만을 실제로 만나보니 생각 이상으로 체구가 커서 놀랐다. 최형우(37) 양의지(33·NC)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이 왜소해 보일 정도였다. 체격은 크지만 부드러워 한 눈에 보기에도 유연성이 좋아 보였다. 시속 100마일(약 161㎞)을 웃도는 강속구를 때려내려면 유연성은 필수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는 지난해 12월 ‘최지만이 지난 10월 16일 휴스턴과 치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5차전에서 보여준 배트플립은 올시즌 가장 경이적인 ‘빠던 40선’ 중 11위’라고 소개했다. 당시 2-3으로 뒤진 8회 선두타자로 나선 최지만은 조시 제임스가 던진 155㎞짜리 패스트볼을 걷어 올려 136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려냈다. 타구를 응시하며 1루로 걸어가다 배트를 던진 ‘배트 플립’은 팀 분위기뿐만 아니라 시리즈 전체 판도를 뒤집을만 한 장면이었다.
서글서글한 성격에 재치를 겸비한 최지만에게 빠른 공을 때려낼 수 있는 특별한 노하우를 물었다. 그러자 “특별한 비결은 없다. 훈련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150㎞ 이상 스피드로 날아드는 빠른 공은 노린다고 정타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 감각도 있어야 하고, 공을 밀어낼 수 있는 힘도 뒷받침돼야 한다. ‘정확한 타이밍에 스위트 스폿에 힘을 실어 맞혀야’만 비거리 120m 이상 날릴 수 있다. 최지만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훈련량이 엄청나다. 생존을 위한 개개인의 반복훈련이 100마일짜리 공을 때려낼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
메이저리그는 단체 훈련이 KBO리그 등 아시아 리그보다 적은 대신 개인훈련이 생활화 돼 있다. 비시즌에도 아카데미나 에이전트가 마련한 훈련장 등에서 기술훈련을 이어간다. 도미니카공화국 등 따뜻한 곳으로 날아가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선수 개개인의 훈련량과 효율만 놓고보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얘기가 빈말이 아니다. 최지만도 비시즌을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면서 보낸다.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하는 2월 중순부터는 당장 실전을 소화할 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야구 괴물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개개인의 몸부림이 상상을 뛰어 넘는다는 뜻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월드시리즈에서 홈런을 쏘아 올린 최초의 한국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작은 훈련도 허투루하지 않는 빅리거의 품격이 경기력으로 발현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속 100마일짜리 공을 받아치는 최지만의 ‘기술’은 반복된 훈련이 만들어낸 자동반응이다.
|
월드시리즈 경험을 통해 풀타임 빅리거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최지만은 올해 플래툰을 뛰어넘는 주전 1루수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는 “구체적인 개인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 매 게임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만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매년 겨울마다 준비를 잘해왔다. 겨울을 잘 준비해야 다음 시즌에 더 잘할 수 있다”고 땀의 대가를 의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매일 경기가 끝나면 나 자신에게 ‘수고했다.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응원을 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면 한 시즌이 끝나있더라. 올해는 부상 없이 풀타임을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