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KIA 윌리엄스 감독, 브룩스 가족이 괜찮아야 할텐데...
KIA 타이거즈 윌리엄스 감독이 22일 광주 키움전에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30년전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궜던 라이벌 구도가 재현될 수 있을까. 리그 흥행을 놓고보면 꼭 필요한 요소이기는 하다.

신축년(申丑年)에 열릴 KBO리그는 사상 첫 외국인 감독간 지략대결이 성사된다. 지난해 KBO리그에 입성한 KIA 맷 윌리엄스 감독과 올해 한화 유니폼을 입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팀 빌드업을 통한 명가재건’을 기치로 내걸고 흥미 진진한 대결을 펼친다. 올해 두 팀 모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한 세대 전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궜던 라이벌 열전이 올드팬의 발길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한화
한화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왼쪽)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제공|한화

두 팀의 라이벌 역사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선동열의 가세로 1980년대 중반부터 최강팀으로 우뚝선 해태는 1988년부터 ‘막내구단’이던 빙그레의 거센 도전을 받는다. 특히 1991년에는 선동열 이강철 조계현이 이끄는 해태와 한희민 한용덕 송진우가 버티는 빙그레의 투수 싸움이 백미였다. 해태왕조를 구축한 김응룡 감독의 아성에 프로야구 원년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인 김영덕 감독이 도전장을 내미는 구도라 야구팬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두 명장의 지략대결은 변칙 투수로테이션 등으로 대표돼 야구 외적으로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프로야구의 첫 번째 전성기를 두 팀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외국인 감독은 선입견 없이 선수를 대한다는 장점이 있다. 주전과 백업, 1군과 2군 경계선에 놓인 젊은 선수들은 ‘편견을 배제한’ 사령탑을 발판삼아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선수층이 두꺼울수록 경쟁력은 높이지기 마련이다. 이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 지휘봉을 잡고 손아섭 전준우 등 스타들을 발굴했고, 트레이 힐만 감독도 한동민 서진용 등 SK 주축 발굴에 힘을 보탰다. KIA 윌리엄스 감독도 지난해 전상현, 정해영 등 젊은 투수뿐만 아니라 오선우 김규성 등 젊은피에게 많은 기회를 줘 팀 경쟁 체제를 가속화하는데 성공했다. 수베로 감독도 이 흐름에 가세하면, 한화의 체질개선도 기대해볼 만 하다.

[포토] 한화 이글스, 18연패 속에서도...희망을 위해!
이용규 등 한화 이글스의 선수들이 12일 대전 두산전에서 9회 박정현의 적시타가 터지자 엄지를 치켜들며 응원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윌리엄스 감독은 승리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패하더라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상대를 몰아붙이는 모습을 독려한다. 비록 지난해에는 박찬호 유민상 나지완 등 필드플레이어로 첫 풀타임을 소화한 주축들이 시즌 중반 이후 심각한 체력저하에 시달렸지만, 뚝심있게 밀고 나갔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도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노하우를 스스로 체득해야만 팀이 강해진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이 신념은 팀을 더 건강하고 강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창진 류지혁 등 부상자들이 복귀한 것도 KIA의 전력상승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수베로 감독 역시 ‘신념’을 중요시 한다. 수석코치를 비롯해 투수, 타격코치를 모두 외국인으로 구성한 만큼 철저한 메이저리그식 선수단 운영을 표방했다. 한화의 외국인 코치들은 특히 마이너리그 지도자 경험이 풍부해 선수들에게 뚜렷한 목표의식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철저한 ‘성과주의’다. 연봉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면 철퇴를 피하기 어렵다. 전쟁을 방불케하는 마이너리그에서의 경쟁을 견뎌내고, 이겨낸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수베로 체제의 첫 시즌은 ‘마이너리그식 경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포토] 7회 교체되는 가뇽
KIA 선발투수 가뇽이 7회 교체되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메이저리그 올해의 감독 출신인 윌리엄스 감독과 육성 전문가로 평가받는 수베로 감독은 지도방식도 주 활동무대만큼 뚜렷한 대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 자체로도 KBO리그 팬에게는 새로운 볼거리가 될 수 있다. 끈끈한 팀 워크에 기대 이상의 성적이 뒷받침되면, 광주와 대전이 야구 흥행메카로 재도약할 수도 있다. 새로운 스토리에 목마른 KBO리그 입장에서는 두 팀의 선전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