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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프리에이전트(FA) 양현종(31)은 정중동 중이다. 선택을 받아야하는 입장이라 개인훈련을 하면서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꿈의 1승과 역사적인 150승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 중이다. 일본프로야구도 창구는 열어뒀지만,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열망을 뛰어 넘을 수준의 계약을 이끌어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바라는 터라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채널을 통해 ‘메이저리그 몇몇 구단이 영입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는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만, 말 그대로 ‘타진 중’이다. 지난해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올린 탓에 건강이나 구위에 물음표를 붙인 팀도 있다. 스플릿계약 등으로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건 냉혹한 비지니스가 근간을 이루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긍정과 부정 평가는 반반이다. 메이저리그에 잘 적응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구속은 빅리그 평균에 못미치지만, 경기운영 능력은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과 견줄만 하다는 평가도 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커브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수비가 좋은 팀에서는 충분히 선발로 제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구위로 타자를 압도할만 한 수준이 아니라서 빅리그 연착륙 조건이 까다롭다는 지적도 있다. 메이저리그가 162경기 체제로 정상 가동되면, 이동거리와 시차 등 체력적인 어려움에도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KBO리그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보면 양현종이 KIA에 남는 것도 좋은 그림이다. KBO리그 통산 147승을 따낸 양현종은 송진우(전 한화 코치) 이후 첫 200승 달성이 가능한 투수로 평가 받는다. 4년을 더 선발로 활약한다고 보면, 연평균 13승 정도면 200승이 가능하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완성형 투수 반열에 오른 양현종의 성향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도전도 아니다. KIA 프랜차이즈 최다승 그 이상에 도전할 만 한 투수다. 상대적으로 귀감이 될만 한 인성을 갖고 있는 점도 KBO리그에는 커다란 자산이다. ‘존경받는 야구선수’로 많은 후배와 꿈나무에게 롤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안타깝지만, 양현종 만큼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가 KBO리그에서는 드물다.
개인의 열망과 꿈을 바라보면 메이저리그 1승 가치 역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더 큰 무대에서 선진 야구를 경험한다는 측면에서도 도전 의식을 굽히지 않을 명분이 된다. KIA 구단도 이 1승의 가치를 알기 때문에 “본인의 선택을 기다린다”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양현종측이 KIA 구단에 마지노선을 정한 시한은 이달 20일이다. 보름 남짓 남았는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KIA 조계현 단장은 “워낙 성실한 선수라 거취와 별개로 시즌 준비는 착실하게 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무대가 어디든 양현종이라는 이름이 빛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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