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
KBL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올스타 팬투표에서 부산KT 허훈이 1위를 차지했다. 제공|KBL

[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부산 KT 허훈(25)이 한국프로농구(KBL) 아이콘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동안 KBL은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스타를 학수고대했다. 스타 한명이 불러일으키는 흥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 SK 김선형 이후 스타 부재에 시달렸던 KBL은 새 아이콘 허훈의 성장이 반갑기만하다. 이제 허훈은 농구대통령 허재의 아들인 아닌 명실상부 KBL 최고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허훈은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올스타 팬 투표에서 3만 2642표를 얻어 최다득표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올스타 팬 투표 1위에 올르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12월 11일부터 1월 4일까지 이어진 투표 기간 내내 허훈은 줄곧 1위를 독주해 인기를 실감케 했다. 국내 농구 최고 인기스타로 올라선 허훈은 5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2년 연속 올스타 팬투표 1위를 차지하게 돼 기쁘다. 저를 사랑해주신 팬들께도 감사드린다. 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아 아쉽다”며 기쁜 마음과 함께 아쉬움을 표했다. 여기에 형 허웅(원주DB)까지 2위에 올라 KBL 사상 최초로 형제가 올스타 1·2위에 오르는 겹경사를 맞았다. 허훈은 “형제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건 KBL 최초라고 들었다. 앞으로도 형과 함께 팬투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며 웃었다.

[포토]한호빈의 수비 뚫는 허훈(오리온-KT)
KT 허훈(오른쪽)이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팬들의 사랑은 결국 농구 실력으로부터 비롯된다. 허훈 역시 마찬가지다.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KT의 주전 포인트 가드로 자리잡았고, 매년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입지를 굳혔다. 지난시즌 안양 KGC 전에서는 KBL 통산 최초로 24득점 2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새 역사를 썼고, 원주 DB전에서는 9개 연속 3점슛을 성공해 이목을 끌었다. 최고의 한해를 보낸 허훈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이번시즌 역시 코트 위 사령탑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KT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 3일 고양 오리온과 경기에서도 20득점 15어시스트 8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급 맹활약을 펼쳤다.

서동철 감독도 제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허)훈이의 밝은 성격 덕분에 팀 분위기도 좋다. 조금은 수다스러울 때도 있지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주고 있어 고맙다”며 웃었다. 현재 KT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발돋움했다. 베테랑과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허훈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서 감독은 “우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 훈이가 선배들과 후배들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농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조화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훈이가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극찬을 이어갔다.

허훈
부산 KT 허훈. 제공|KBL

허훈의 밝은 성격은 농구장 안팎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트 위에서 적극적으로 선수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 경기가 끝나고 난 뒤 구단과 KBL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도 적극적으로 출연하며 자신의 매력을 발산 중이다.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허훈은 “제 평소 모습을 그대로 보여드린 것 뿐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밝은 성격 탓에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말도 많고 밝아서 좋아해주시긴 하는데, 개인적으로 점잖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마냥 막내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상하다”며 특유의 장난섞인 말투로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지만 코트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한 허훈이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매일 같이 구슬땀을 흘린다. 특히 경기에서 감독 대신 선수들을 지휘해야 하는 허훈은 “지난해 MVP를 받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더 신중하게 볼을 운반하려고 노력 중이다. 올해는 슈팅 정확도가 떨어진 것 같아 보완하려 한다”며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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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KT 허훈. 제공|KBL

아버지 허재 전 감독도 허웅·허훈의 활약이 반갑기만하다. 허 감독은 5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좋다. 너무 좋다”고 말문을 연뒤 “ 아들 둘이 어렸을 때 농구할 때 허재 아들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아 힘들어했다. 하지만 이젠 당당히 실력으로 인정을 받은 것 같아 더 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재 전 감독은 “이제 내가 허웅과 허훈 아버지로서 덕 좀 봐야겠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KBL 최고 인기스타로 거듭난 허훈이 농구 인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 지 기대된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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