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 감독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 감독. 로이터 연합뉴스

손흥민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로이터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2020~2021 시즌 들어 더욱 업그레이드 된 기량으로 월드클래스로 인정받고 있는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 ‘꿈의 구단’ 레알 마드리드가 그를 영입하려 한다는 보도가 연이어 터져 나오며 국내 축구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런 보도들의 소스(취재원)가 불분명해 현실적으로 이적까지 이뤄질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의 현재 전력 및 선수 사정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손흥민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이 실제 레알로 이적한다면, 한국 축구계로서는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맹활약한 박지성에 이어, 세계 최고의 명문구단의 하나로 꼽히는 레알의 홈구장인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누비는 첫 한국 선수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로 스페인 라리가에서 뛴 선수는 2000년대 중반 레알 소시에다드의 이천수가 있다. 또한 현재는 발렌시아의 이강인이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심볼
레알 마드리드의 심볼

레알은 브라질의 호나우두와 호비뉴·호베르투 카를루스,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 스페인의 라울 곤살레스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거쳐간 명문클럽 중의 명문클럽이다. 지구촌 축구 유망주들한테는 선망의 대상이다.

지네딘 지단 감독이 이끄는 레알은 지난 2019~2020 시즌 FC바르셀로나를 제치고 스페인 라리가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단 감독은 레알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도 이뤄냈다. 2020~2021 시즌엔 시즌 초반 골결정력 부재 등으로 부진해 지단 감독은 경질 위기도 맞았다. 하지만 다시 힘을 내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12승2무1패 승점 38)에 이어 현재 라리가 2위(11승3무3패 승점 36)를 달리고 있다.

레알의 주득점원은 프랑스 출신 카림 벤제마다. 올해로 만 34세에 접어드는 그는 12시즌째 레알 유니폼을 입고 간판스타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15경기에 선발출장해 8골 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고비마다 골을 폭발시키며 레알은 부진의 늪에서 구해냈지만, 경기당 평균득점은 0.5골도 안된다. 라리가 득점순위로 4위다.

리모델링 공사중인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리모델링 공사중인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출처=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

벤제마는 “프랑스 최고의 골잡이”라며 지단 감독이 최근 극찬을 했지만 레알을 대표하는 골잡이 치고는 과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 이전의 삼바스타 호나우두 등에 비해 급은 다소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그는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레알로서는 새로운 공격 엔진이 필요하다.

물론 브라질 출신 비니시우스 주니어(21)와 호드리고(20) 등 젊은 피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 시즌 각각 8경기(선발) 2골, 4경기(선발) 0골 등으로 아직은 활약이 미미하다. 레알에서 6시즌째를 맞은 마르코 아센시오(25)도 7경기(선발) 1골에 그치고 있다. 3명은 모두 측면 공격수로 출전하는데 골결정력이 떨어진다.

최근 4-3-3 전술에서 쓰리톱의 오른쪽 공격수로 출격이 잦은 루카스 바르케스(30)는 12경기(선발) 2골 2도움을 기록중이다. 거액을 들여 2019~2020 시즌에 앞서 영입한 벨기에 출신 에덴 아자르(30)는 이번 시즌 3경기에 선발출장하고 2경기에 교체 투입되는 등 자리를 못잡고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고작 이번 시즌 1골에 그쳤다.

레알은 다행히 공격형 미드필더인 카세미루(29), 루카 모드리치(36), 토니 크루스(31) 등 베테랑 3인이 고비 때 중요한 골을 터뜨려줘 라리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인 카세미루는 12경기에 선발출장해 3골을 넣었다. 크로아티의 출신 모드리치는 14경기에 선발출장해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독일 출신 토니 크루스는 13경기 선발출장 1골 1도움. 이 3인방이 없었으면 레알의 성적은 곤두박쳤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레알 공격자원은 대부분 30대를 훌쩍 넘겼고, 이들을 이을 신예들의 공격력은 파괴적이지 못하다. 그것은 지단의 고민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어리그에서 16경기에 선발장해 12골(전체 득점 2위)에 5도움까지 기록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 새로운 특급엔진이 필요한 레알은 그래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경이로운 골결정력,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헌신성까지 보여주고,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손흥민을 예의주시하며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손흥민은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그해 최고의 골에 주어지는 푸슈카시 어워드까지 받았다.

손흥민은 다음 시즌 과연 조제 무리뉴 감독을 떠나 지네딘 지단 감독의 품에 안길 수 있을까?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극 여부와 함께 그것은 올해 벽두 핫이슈가 아닐 수 없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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