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휴먼원정대' 꾸려 히말라야 박무택 시신 수습 나선 이유

[스포츠서울] MBC 다큐멘터리 '아! 에베레스트 휴먼원정대' 방송이 화제인 가운데 엄홍길 대장이 위험을 무릅쓰고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러 간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 '히말라야'의 실제 주인공 엄홍길 대장은 지난 2005년 휴먼 원정대를 꾸려 후배 박무택의 시신을 수습하러 히말라야로 떠났다.

당시 주위 사람들은 엄홍길 대장의 히말라야행을 말렸다. 하지만 엄홍길 대장은 박무택 대원의 시신은 꼭 수습해야겠다며 '휴먼 원정대'를 꾸렸다.

그 이유에 대해 엄홍길 대장은 "에베레스트를 오른 산악인들로부터 박무택의 주검이 얼음이 된 채 암벽에 메달려 있다는 소식이 계속 전해졌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박무택의 시신인 에베레스트 어느 곳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하는 것은 대한민국 산악인들과 국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박무택 대원은 2004년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뒤 하산길 8700m 지점에서 설맹으로 시력을 잃고 로프에 메달린 채 숨졌다.

시신은 다가갈 수 없는 수직 절벽에 매달려 있어 아무도 손을 쓸 수가 없던 상태였다.

그럼에도 대원들은 3시간에 걸쳐 박무택의 시신을 수습, 햇볕이 잘 들고 티베트 고원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돌무덤을 쌓고, 그를 마음속에 묻었다.

뉴미디어팀 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