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6번홀  드라이버 티샷
이준석이 27일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최종 4라운드 6번홀에서 호쾌한 드라이버 샷을 날린뒤 멋진 팔로 스로우 동작을 취하고 있다. /한국오픈골프 조직위

[천안=스포츠서울 박병헌 전문기자] 골프 대회에서 최고 권위와 영광은 내셔널 타이틀이다. 자국 골프협회가 주최한다. 영국의 디 오픈과 미국의 US오픈이 그렇고 일본의 일본오픈이 그렇다. 한국에서는 한국오픈이다. 내셔널 타이틀 대회는 최고 권위를 자랑하기 위해 코스가 까다롭게 세팅되는게 기본이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창궐한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한국오픈이 열리지는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27일 열린 코로옹 제63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3억원) 의 영광은 15살때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났던 호주 국적의 이준석(33)이 차지했다. 우승 상금만해도 4억원이다.

이준석은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732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3개와 버디 3개를 맞바꿔 이븐파인 71타를 쳐 합계 8언더파 276타를 기록, 생애 첫 감격의 우승을 안았다. 그의 왼쪽 팔에 새겨진 ”꿈은 이뤄진다”는 문신대로 꿈을 이뤄냈다. 천안에 거주하며 두 아아의 아빠인 이준석은 경기를 마친 뒤 감격과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아빠가 해냈다”며 소감을 밝혔고, 묵묵히 기다려준 부인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달했다.

이준석은 2008년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수석 합격해 이듬해 데뷔한 뒤 이제까지 우승이 없었지만 대회 코스인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의 프로로 활약해왔던게 우승에 큰 보탬이 됐다. 누구보다도 코스에 대해 꿰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은 한국오픈에 처음 출전한 2014년 대회에서 7등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2012년 차이나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 경험이 있고, 코리안투어에선 두 차례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내셔널 타이틀대회 답게 모처럼 챔피언조 다운 흥미만점의 경기를 펼쳤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호주 국가대표 출신의 이준석,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는 2002년생의 ‘영건’ 김주형, 프로 12년차로 첫 우승을 노리던 박은신(31)이 챔피언 조를 이뤘다. 1타차의 선두였던 이준석이 2타를 잃었지만 13번홀(파4)에서 이준석이 버디를 낚으면서 김주형, 박은신, 이준석 등 3명이 7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이뤘다.

이후 팽팽한 접전이 계속되었다. 파행진을 하며 계속되던 접전을 먼저 깨뜨린 것은 박은신이었다. 박은신은 15번홀에서 버디 퍼팅을 떨궈 선두로 치고 나왔다. 박은신은 이후 219m의 파3 16번홀에서 티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져 위기를 맞았으나 7m 거리의 파퍼팅을 성공시켜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으로 첫 우승을 노리던 이준석은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선두 박은신에게 두 타차로 뒤지면서 우승권과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이준석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박은신은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밀려면서 16홀 티잉 그라운드에 떨어져 3온 2퍼트로 보기를 범했고, 이준석 10m거리의 결정적인 버디퍼팅을 떨궈 기사회생했다. 또다시 3명이 공동선두가 된 것이다.

챔피언조 세명 가운데 유일하게 우승경험이 있는 김주형은 18번홀(파5)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오른쪽 아웃오브바운드(OB)지역에 떨어져 우승권에서 탈락했다. 김주형은 이 홀에서 보기로 막으면서 3위로 홀아웃했다. 박은신은 5m거리에서 파를 기록한 반면 이준석은 3m거리의 훅라인 버디퍼팅을 떨궈 숨막히는 길고 긴 접전을 마감했다.

김비오는 이날 1타를 잃었지만 합계 5언더파 279타로 4위에 랭크됐고, 베테랑 박상현은 7위(3언더파 281타)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10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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