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라포르타 FC바르셀로나 회장
후안 라포르타 FC바르셀로나 회장이 16일(현지시간) 캄프누의 1899 오디토리엄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구단의 채무 상황 등에 대해 털어놓고 있다. 바르셀로나|로이터 연합뉴스

[스포츠서울|김경무전문기자] “우리 클럽은 13억5000만유로(1조8500억여원)의 부채가 있다. 지난 시즌엔 4억8100만유로(6600억여원)의 손실을 봤다. 상황이 매우 걱정스럽다.”

후안 라포르타 FC바르셀로나 회장이 16일(현지시간) 홈구장인 캄프누에서 클럽의 재정상황과 관련해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밝힌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는 현재 “클럽의 임금 청구서는 총수입의 103%를 차지하고 있다”며 전임 회장인 호셉 마리아 바르토메우가 “끔찍한 유산”(Terrible inheritance)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그런 부채의 책임이 전적으로 지난해 10월 중도사퇴한 전임 회장에 있다는 것이다.

바르토메우 전 회장은 지난해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로 자진 사퇴했다. 당시 20년 동안 원팀맨으로 활약해온 리오넬 메시는 2019~2020 시즌을 마친 뒤 회장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일삼아왔다면서 다른 팀으로 이적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해 클럽에 난리가 났다.

게다가 바르토메우 전 회장은 한 홍보회사와 계약을 맺고 메시 등 선수들에 대해 비난성 여론조작을 시도한 것으로도 드러나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그는 물러날 수 밖에 없었고, 라포르타는 올해 선거를 통해 2명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조합원들 다수의 지지로 새 회장에 당선돼 3월부터 자신의 두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바르사의 선수에 대한 임금 지급이 이처럼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에, 메시는 재계약을 원했음에도 클럽에 남을 수 없었다. 그가 계약을 연장하면 선수들 총임금이 클럽수입의 110%를 차지하게 되는데, 스페인 라리가 사무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메시는 지난주 캄프누에서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고 클럽의 재정적, 구조적 문제 때문에 떠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바로 다음날 파리 생제르맹과 2년 계약을 맺었다.

라포르타는 “우리 (선수들의) 연봉은 클럽 전체 수입의 103%를 차지하는데, 이는 경쟁 클럽보다 20~25% 더 많다”며 “우리가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8000만유로(1098억여원)의 대출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월급을 지불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전의 회장 체제는 거짓말 투성이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클럽은 4억5100만유로(6194억여원)라는 마이너스 순자산을 갖고 있다. 끔찍한 유산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매우 걱정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바르토메우 전 회장은 지난 토요일 공개된 서신을 통해 “지난 10월 사임하지 않았다면 메시는 바르사에 잔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을 변호했다. 라포르타는 바르토메우의 편지에 대해 “정당화될 수 없는 경영을 정당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비판했다.

라포르타에 따르면, 멤피스 데파이, 에릭 가르시아, 레이 마나이 등 새로 영입된 멤버들은 중앙수비인 헤라르드 피케가 임금삭감을 받아들인 뒤 라리가에 등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라리가의 연봉 상한 규정 때문이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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