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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에서 잇단 대형 붕괴사고로 벼랑 끝 위기에 내몰렸다. 오너인 정몽규 HDC그룹 회장 역시 지난 1999년 회장 취임 이후 23년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오너인 정 회장의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번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자신의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오너인 정 회장의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광주에서의 잇단 대형 참사로 ‘부실기업’이라는 오명과 함께 ‘아이파크’ 브랜드의 신뢰도도 바닥으로 추락했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의 수주 사업장에서는 조합원들의 계약 파기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향후 공공은 물론 재건축·재개발 사업 등 신규 수주에도 타격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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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참사 직후 현장에서 직접 사과문을 발표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아직까지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정 회장은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 12일 광주 참사 현장에 내려가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 등과 사고 수습 방안 및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후 주말인 전날 서울 자택으로 올라와 근본적인 수습책과 함께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회장 취임 23년 만에 경영퇴진까지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미 현대산업개발 회장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룹 회장으로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사실상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현재 시민·노동단체 등은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고 관련 책임자 처벌을 비롯해 영업정지 등의 중징계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정 회장의 퇴진과 같은 강도 높은 쇄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등 경영진 동반 사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발표 시기는 이르면 이번 주 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중 아파트 한 개 동 23∼38층 일부가 무너져 내리는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다치고 공사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으며 남은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중이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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