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남서영기자]강한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엄마를 찾고 있다.


3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엄마를 찾기 위해 달리는 남자,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 강한이 출연했다.


보육원 병원에서 태어난 강한은 12살 때부터 육상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16년 카바디로 종목을 전향했고, 2018년부터 현재까지 봅슬레이 선수로 활약하며 2019년과 2021년 봅슬레이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강한의 가슴 절절한 사연이 공개됐다. 18살 단 하나의 상자에 불과했던 짐을 들고 보육원을 나섰던 강한은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 그는 "나라에서 자립 청년들 지원해 주는 전세 임대에 살고 있다. 만 18세 홀로 보육원에 나와 생활했다. 제가 알기로는 1998년 1월1일에 보육원 내 병원에서 태어나면서부터 쭉 보육원에서 생활했다. 2017년 2월 28일 오후 1시경, 보육원 퇴소하는 데 나 혼자가 된 느낌이 들었다. 흰 도화지 가운데 점 하나인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강한은 자립 지원금 500만 원을 받고 보육원을 나섰지만, 집을 구하는 방법을 몰라 노숙 생활을 했다고. 이후 구한 집 주인에게는 사기를 맞기도 했다. 그는 "한 몇 개월 정도 후 집주인께서 공사를 한다고 그대로 쫓겨났다. 그 어린 나이 뭘 알겠나. 19, 20살 그 어린 나이에 모르고 하란 대로 했다"고 이야기했다.


선수 생활을 하는 지금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맹훈련을 하는 틈틈이 단기 알바에 나섰다. 강한은 "기초생활 수급자로 50만 원을 받는데 생활비로 부족하다"며 틈틈이 배달 알바에 나섰다. 또 다른 날은 냉동 고기 공장에서 단기 알바로 생활비를 벌기도 했다. 그는 "훈련 때문에 정규적인 일을 할 수 없다"며 쉬는 시간에도 다른 아르바이트 알아보고 일을 마치자마자 훈련장으로 향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집으로 돌아와 컵라면 하나로 식사를 대신했지만, 밥 먹는 동안에도 배달 앱을 켜놔 밥 먹다 말고 뛰쳐나가는 적도 있었다.


그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한 달 앞두고 훈련에 매진했다. 그의 목표는 3년 연속 국가대표에 선정되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강한은 "발목 수술한 데 왼쪽 찌릿찌릿하다. 수술한 지는 오래됐는데 지금 처음으로 얼음 위에서 뛰니까"라며 결국 예정된 훈련을 못하고 집으로 향했다. 그와 함께하는 코치는 "오른쪽 왼쪽 발 다 수술을 받았다. 운동에 대한 열정에 이르게 복귀했는데 허리 부상이 와서 허리 수술도 받았다"고 말했다. 강한은 아무도 없는 병실에 혼자 있었을 때가 가장 외로웠다고. 힘들었던 당시를 떠올리던 강한은 "극단적인 생각도 한 적은 있다.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모든 운동선수가 부상당하면 힘들고 더구나 저는 수술대에 여덟 번 올라갔으니 혼자 강담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가 계속 운동에 매진하는 이유는 어머니를 보고 싶다는 일념이다. 그는 방송 내내 반복적으로 '엄마'라 저장된 번호로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없는 번호라는 말이 반복됐다. 강한은 "4년 전 한 지방방송에 출연하고 선수촌에 있을 때 전화가 왔다. 그날 밤 전화 와서 잠을 못 잤다. 당황했다. 어머니가 많이 우셨던 것이 기억이 난다. 올림픽 참가도 어머니 때문이었다. 저는 당연히 보고 싶다. 운동하는 것도 어느 정도 위치에 서 있으면 부모님이 알아봐 주실 것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쯤은 날 낳아주신 분을 뵙고 싶다. 아무 말 안 하고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어머니가 날 포기하셨으면 난 이 세상에 없다. 14살에 임신, 15살에 저를 낳았다. 저보다 어린 나이에 임신을 했다. 제가 부모가 되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진짜 힘들어셨을 것 같다"라며 어머니의 상황을 이해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함께 2026년 밀라노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은 목표를 드러내며 마음을 다잡았다. namsy@sportsseoul.com


진출처| MBN '특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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