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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지기자]‘유퀴즈’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출연한 방송분이 예정대로 방송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 당선인의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며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곧이어 ‘유퀴즈’ 담당 연출자인 김민석 PD와 박근형 PD의 퇴사 소식과 다른 CJ ENM 소속 PD들의 퇴사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출연 섭외과정을 둘러싸고 CJ ENM과 윤 당선인과 관련한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윤 당선인이 출연한 ‘유퀴즈’의 150회는 지난 20일 예정대로 방송됐다. 방송 초반에는 윤 당선인의 등장 전부터 어수선하고 삼엄한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MC 유재석과 조세호는 자리에 앉는 것도 어려워하며 긴장한 듯 굳은 표정이 그대로 방송됐을 뿐만 아니라 부담이 된다고 언급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소속사와 출연진, 제작팀은 무슨 죄냐’, ‘유재석 표정으로 뭐라 말 안했으면 좋겠다. 추측이기도 하고 걱정된다’며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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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엄한 분위기의 장면도 담겨 있었지만 이내 MC들과 윤 당선인은 가벼운 웃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병아리 모양의 가방과 선글라스를 선물로 주며 웃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 해당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오히려 나와서 정책 현안을 돌아보는 자리가 될 수 있다’, ‘다른 장면에서는 3명 다 진짜로 웃던데’, ‘나가지 않는 편이 나았다’, ‘지금까지의 분위기와 너무 다르다’ 등 각기 다른 의견을 보였다.

윤 당선인이 ‘유퀴즈’에 출연하며 국가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정치인이 예능에 등장하는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직책이 주는 무거움은 불가피하게 따를 수밖에 없다. 대중과 가깝게 소통하는 예능과 국민들의 의견을 가까이서 듣고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정치인의 만남은 좋은 시너지를 낼 수도,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어떤 효과를 낼지는 정치인이 출연한 방송이 전파를 타고 시청자들이나 누리꾼들의 반응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방송후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1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요청을 청와대로부터 받은 적 없다는 CJ ENM 측 관계자의 인용 보도에 대해 “CJ가 출연을 요청받은 바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반박했다. 김부겸 총리도 지난해 10월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해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유퀴즈’ 출연을 검토했다가 ‘프로그램의 성격상 정치인 출연은 곤란하다’고 제작진에게 출연요청을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유퀴즈’를 둘러싼 논란은 정치권 안팎의 논란으로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그동안 정치인의 출연을 극도로 자제해왔던 ‘유퀴즈’의 이날 방송분은 결국 윤 당선인의 출연으로 모두가 불편해졌다. ‘유퀴즈’는 우리 사회의 숨은 영웅들을 발굴하며 공익예능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아왔지만 이날 방송은 지금까지 ‘유퀴즈’가 보여주던 결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평소와 다른’이라는 자막이 반복해서 나오기도 했고 엔딩 일러스트에 자막에 없는 등 ‘유퀴즈’라는 로고가 이질감이 들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재미도, 감동도, 심지어 볼 내용도 없었다. 출연진이 “지금 토크를 해도 되는 건지”라며 어색하게 질문을 던지자 “영광이죠?”라는 윤 당선인의 답변이 공허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맞지 않아 방송 전부터 뜨거운 감자가 된 ‘유퀴즈’가 시청자들의 빗발치는 항의와 실무 책임자들의 퇴사를 무릅쓰고 방송한 것 치고는 알맹이가 빠져있어 윤 당선인이 출연함으로써 ‘유퀴즈’와 윤 당선인이 얻은 건 무엇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mj98_24@sportsseoul.com

출처 |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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