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한국 우승...안지만 '나는 왜 헹가레 하는거야?'
[스포츠서울] 28일 문학야구장에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한국과 대만의 결승전이 열렸다.한국이 대만을 6-3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한국선수들이 안지만을 헹가레하고 있다.2014. 9. 28.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더 높이 날아오르고 싶었습니다.”

우승 순간 감독이 헹가래를 받는 경우는 많지만 선수가 헹가래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면에서 삼성 투수 안지만은 행운아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등판해 실점을 막고 승리를 이끌어낸 그는 금메달을 획득한 후 동료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는 호사를 누렸다.

소속팀 삼성으로 복귀한 그는 1일 대구구장에서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벅찬 감동의 순간을 다시 전했다. 안지만은 “(봉)중근이형이 헹가래 받는 것이 부럽다며 본인도 못해봤고, 승엽이형도 해본 적 없다고 했다. 감독님 다음으로 헹가래 제안을 받았을 때 마다하지 않았는데 하늘로 솟아오르는 순간 정말 더 높이 올라가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고 감동의 순간을 솔직하게 전했다.

안지만은 지난달 28일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2-3으로 지던 7회말 무사 1,3루에서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8회초 팀이 4점을 뽑아 6-3으로 역전을 시킨 뒤엔 세 타자를 삼진 2개 포함해 가볍게 셧아웃시키며 포효했다. 2-3으로 뒤진데다 무사 1,3루에 몰려 추가실점 가능성이 높아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안지만이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으니 동료들이 고마워하지 않을 수 없었고, 안지만 본인도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만했다.

안지만은 이 상황에 대해 “부담은 없었다. 지고 있었고 무사 1,3루라 한 점은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잘 막았고, 또 대회 기간 밸런스가 좋아서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질 자신이 있었다. 대만선수들이 몸쪽공에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몸쪽공을 승부구로 사용한 게 주효했다”며 “지금도 경기장면을 보면 뿌듯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때는 내가 주역이 아니었는데 제 몫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밝게 웃었다.

안지만은 “ 나는 사실 그렇게 인터뷰를 많이 요청받는 그런 선수가 아니었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는 말이 정말 실감이 난다”며 “축하인사를 계속 받고 있다. 잠을 못 잘 정도지만 기분이 좋다. 게다가 오늘이 내 생일인데 축하인사가 쇄도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이제 시즌이 재개되니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시즌에도 잘 해 ‘역시 잘 하는구나’라는 얘기를 듣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금메달의 획득의 기쁨에도 불구하고 병역특례 혜택 등 대표팀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보는 눈길에는 서운함을 표현했다. 안지만은 “대표팀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누구 하나 튀는 행동을 하지않고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앞으로도 대표팀 경기엔 언제든 나가고 싶다”며 “국가대표가 되기도 힘든데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땄으니 칭찬 받아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가감 없이 아쉬운 감정을 토로했다.

안지만은 1일 경기에선 2-2 동점이던 6회 구원등판했지만 대표팀 동료였던 롯데 강민호에게 우전안타, 황재균에게 4구를 내주는 등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린 뒤 정훈에게 적시타를 맞고 1실점하고 말았다. 다행히 팀 타선이 8회 1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어 승패와는 상관이 없었다.
대구 | 이환범기자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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