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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2023년 1라운드 지명자 김서현이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신인 환영 행사 후 취재진을 만났다. 대전 | 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대전=김동영기자] 한화에 ‘거물 루키’가 왔다. 패기도 넘치고, 넉살도 좋다. ‘우승’이라는 명확한 목표까지 내놨다. 개인보다 팀을 앞세우는 모습까지 갖추고 있다. 2023년을 기대하게 만든다.

김서현은 2023년 입단 동기들과 함께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찾았다. 이날 한화가 신인들과 함께하는 피날레 행사를 준비했다. 김서현을 비롯한 신인 11명은 이날 팬들 앞에서 정식으로 인사했다. 시구도 했고, ‘웰컴 패키지’ 선물까지 받았다.

한화의 1라운드 지명자이면서 2023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 태극마크를 달고 U-18 야구 월드컵에도 다녀왔다. 팀의 핵심 에이스로 활약했다. 자연히 김서현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글스파크에서 만난 김서현은 “대표팀에 다녀왔는데 아직도 피로 회복이 안 됐다. 인터뷰도 많이 했고, 여기 와서도 사인을 해드리느라 제대로 야구를 못 봤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실 줄 몰랐다. 동기들과 함께 시구를 했는데 긴장되는 것은 없었다”며 웃었다. 너스레를 떠는 것이 웬만한 베테랑급이다.

이어 “내가 특이한 것을 좋아한다. 튀는 것도 좋아한다. 대표팀에서 세리머니를 크게 했는데, 한편으로는 긴장을 푸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투수에게 퍼포먼스가 하나 더 있는 것이기도 하다. 프로에 와서는 메츠의 에드윈 디아즈 등장 음악을 쓰고 싶다. 지금 소크라테스 선수 응원가 그 노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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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2023년 1라운드 지명자 김서현이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신인 소개 행사에서 2022년 1차 지명자 문동주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티미 트럼펫의 ‘나르코’를 뜻한다. 소크라테스의 응원가이기도 하지만, 최근 메츠 마무리 디아즈게 등장할 때 티미 트럼펫이 현장에서 라이브로 연주한 것이 화제가 됐다. 김서현이 꽤 마음에 들었던 듯하다.

레전드들도 소환했다. 등번호부터 11번을 원한다고 했다. “입단 후 봐야겠지만, 있다면 11번을 달고 싶다. 최동원 선배님의 등번호를 따라가고 싶다. 여기에 친구 생일로 하고 싶은 것도 있다. 친구 생일이 1월 1일이다”고 설명했다. 마침 팀 선배 남지민이 11번을 달고 있다. 그러자 “선배님이 달고 있으면 다른 번호를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설은 구대성이다. 이날 구단이 준 ‘신인 웰컴 패키지’를 받은 후 “프로에 온 것 같다. 한화의 영구결번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마침 한화에는 송진우, 정민철, 장종훈, 김태균까지 4명의 영구결번 레전드가 있다. 그런데 정작 구대성을 말했다. 구대성의 등번호 15번은 영구결번이 아니다.

이유가 있다. 김서현은 “팀이 승리가 필요할 때, 그 승리를 만들고, 지켜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마무리 투수는 팀의 승리를 지키는 선수 아니겠나. 선발보다 마무리 쪽이 더 하고 싶다. 팀이 필요한 경우 연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구대성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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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2023년 1라운드 지명자 김서현(가운데)이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신인 소개 행사에서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구대성은 한화에서만 통산 214세이브를 올린 대투수다. 한화 역대 최다 세이브의 주인공. 7년 연속 20세이브에, 마무리 투수 최초로 골든글러브와 MVP를 수상한 투수이기도 하다. 김서현이 구대성처럼 성장한다면 한화의 뒷문은 아무런 문제가 없어질 전망이다.

2023년 프로 첫 시즌에서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를 물었다. 망설임 없이 강백호(KT)를 말했다. 자신의 서울고 선배이기도 하다. “붙어보고 싶은 타자는 강백호 선배다. 초구부터 한가운데 속구를 던지겠다. 힘으로 누른다면, 홈런을 맞는 것이 아니라 잡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목표도 물었다. 이쪽도 주저함이 없다. “우승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원하는 것은 우승이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1999년이 마지막 우승이다. 숙원사업이다. 입단도 하지 않은 막내가 정상을 꿈꾼다.

한화는 2022년 문동주라는 특급 신인이 왔고, 내년에는 김서현이라는 또 다른 루키가 온다. 당차고, 패기가 있다. 능글능글한 면모도 있다. 투수로서 최상의 성격이라 할 수 있다. ‘역대급’ 토종 원투펀치를 구축할 수도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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