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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만 가지 발차기를 한 번씩 연습하는 사람보다 한 가지 발차기를 만 번 연습하는 사람이 두렵다.”

무술가이자 액션 배우로 유명한 이소룡의 명언이다. 절권도의 창시자이기도 한 그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겉으로 화려함을 좇는 동작보단 실제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그의 명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고개를 갸웃할 사람도 있을것이다. ‘기술이란 건 많이 알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 수 있다. 한 기술을 만 번 연습하는 것보단 적어도 서너 가지 기술을 3000번 쯤 연습하는 것이 더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다르게 한번 생각해보자. 만약 당신이 ‘손가락으로 상대의 눈을 찌르는 기술’을 배웠다고 가정했을 때, 당신과 체구가 비슷한 연습파트너 한 명을 앞에 세워놓고 3000번 정도 눈 찌르는 연습을 했다면? 이제 눈 감고도 파트너의 눈 위치가 어디인지 알 수 있고 정확하게 찌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자신감을 갖고 길을 나섰는데 마침 누군가가 위협을 가해왔다. 그런데 당신의 손가락이 상대방의 눈 근처에 닿지도 않는다. 당신을 위협한 상대가 연습 파트너보다 신장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통하지도 않는 기술을 가르쳐줬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이는 기술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연습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당신이 상대 눈을 찌르는 기술을 배웠다면 당신과 체구가 비슷한 사람, 당신보다 신장이 훨씬 큰 사람, 당신보다 훨씬 무거운 사람, 떨어져서 잡으려는 사람, 달려들어 잡으려는 사람 등 다양한 조건 속에서도 정확하게 상대의 눈을 찌를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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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위협을 가하는 상대의 신장이 나보다 크다면, 상대 정강이나 무릎을 먼저 발로 차 상체가 숙이게 만든 후 낮아진 눈을 찌르는 것까지가 한 과정이 되는 셈이다.

호신술을 익히는 것은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술을 많이 안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기술이라도 어떤 상황에서든 성공시킬 수 있도록 만드는게 중요하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의 발달로 호신술에 대한 정보는 정말 넘쳐난다. 예전에는 특정 무술 도장에 등록해야만 배울 수 있었던 기술들이 SNS에 모두 공개돼 있어 의지만 있다면 무료로 쉽게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 과잉은 부작용도 있다. 한 기술을 완벽하게 익히기 보단 ‘이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다른 기술은 뭐가 있지?’라며 지식을 찾아 떠도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그러다보니 서로 자기가 알고 있는 기술이 더 실용적이라며 댓글로 언쟁을 벌이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기술을 많이 알고 있다고 치자. 그러면 주변 사람들에게 ‘나 이런 것도 할 줄 안다’며 자랑하기엔 좋다. 하지만 진짜 위험할 때 당신을 지켜줄 기술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수없이 반복 연습한 것. 딱 그 한 기술이다. 실용적인 무술을 추구했던 이소룡은 이 진리를 알았기 때문에 제목처럼 말한 것이다. 그는 또 이렇게도 말했다.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반드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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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열(JKD KOREA 이소룡(진번) 절권도 코치)

노경열 관장은 기자 출신으로 MBN,스포츠조선 등에서 10년간 근무했으며, 절권도는 20년 전부터 수련을 시작했다. 현재는 서울 강남에서 JKD KOREA 도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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