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044529_001_20221114070103003

0005044529_003_20221114070103068

01
사진|마인드마크

[스포츠서울 | 조현정기자] 배우 김래원(41)이 영화 ‘데시벨’(황인호 감독)과 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로 스크린과 안방극장 동시 공략에 나섰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데시벨’은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폭탄 설계자(이종석)와 그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 강도영(김래원)이 벌이는 사운드 테러 액션 영화다.

지난 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난 그는 다소 야윈 듯한 모습이었지만 눈빛과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10대이던 1997년 MBC 드라마 ‘나’로 데뷔한 이래 25년간 훤칠한 키에 특유의 굵은 목소리와 희노애락을 담아내는 눈빛 연기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맡는 배역마다 자연스레 스며들어 정상을 지켜왔다.

◇카체이싱, 수중액션, 와이어 액션까지 직접 소화한 이유는

‘데시벨’ 속 김래원은 맨몸으로 격투하는 건 물론, 도로를 질주하는 카체이싱, 파도풀 수중 액션, 고층 빌딩 와이어 액션 등을 직접 소화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에 대해 “액션팀에서 해주기로 협의됐는데 액션팀에서 하는 화려하고 멋진 액션보다 동작 하나에도 인물의 감정이 들어가야 해서 부상의 위험이 있어도 현장에서 (대역없이) 내가 하게 됐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카체이싱 장면을 두고 직접 운전할지, 크로마를 대고 차를 흔들면서 CG(컴퓨터그래픽)로 할지를 의논하다가 직접 운전했는데 얼굴도 잘 안보이더라며 웃음지었다. 수중 액션은 물의 저항 때문에 움직임이 느리고 긴장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 더욱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흰 해군 정복 차림으로 도심과 수중에서 몸을 던지며 쉴 새 없이 고군분투한 김래원은 “액션하기도, 연기하기도 편해야 하는데 다들 핏이 중요하다고 하더라. 제복이어서 평상복보다 불편했지만 액션용 옷 사이즈, 더울 때 얇게 한 사이즈 등 서너벌을 상황에 맞게 입으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NISI20221112_0001127822_

◇나를 위한 연기? 극을 위한 연기에 중점둬

강도영의 시점에서 시작해 강도영이 끌고 가는 ‘데시벨’을 촬영하며 배역보다는 극을 위한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내가 맡은 역할을 잘 표현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연기했다면 최근 극이 재밌어보이게 하는 연기를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연기하고 있다. 내 개인에 대한 부분을 내려놓고 전체에 비중을 두고 능숙하지 않지만 열심히 연기하고 있고 이번에 적절하게 잘 됐다고 생각한다. ”

김래원은 “관객들이 강도영의 시점으로 따라오게 하려면 과장되지 않은 표현으로 진정성있게 가야 해서 나오는 배우들과의 호흡, 극의 흐름에 대한 밸런스가 중요했다”며 “아직은 미숙하지만 연기에 눈을 떠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함께 하는 배우들과의 호흡도 중요해 자신의 매니저에게 초반부터 ‘이종석의 역할이 살아야 이야기가 된다. 내가 잊어버리더라도 인지시켜 줘라’고 부탁했다며 “같이 부딪치지 않는 장면이어도 내가 긴장감있고 무게감이 실려 강하면 강할수록 이종석은 더 강해져 그런 부분까지 감독님과 신경쓰면서 촬영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촬영장에서 자신의 촬영분이 없어도 이종석을 비롯한 주변 배우들, 단역 배우 한명 한명의 연기까지 모니터로 계속 지켜보며 리액션의 정도를 감독과 상의했다. 잠수함 안에 있는 배우들을 모아 대화 나누고 식사도 하며 각자 해야 할 역할과 상황에만 집중해서 잠수함의 책임자인 자신을 믿고 따라달라고 부탁했다고. “한컷 나오는 배우들까지 모두 그 인물 자체가 돼 온힘을 다해 연기했고 만족스럽게 끝났다고 서로 격려하고 축하해줬다.”

NISI20221112_0001127821_we

◇이종석, 유연한 배우 · 차은우 스크린 첫 연기 너무 잘해... 한석규 선배 격려에 열정 다시 불태워

대본이 재밌으면 출연한다는 김래원은 처음 ‘데시벨’의 대본을 보고 정상훈이 맡은 오대오 기자와 이종석의 배역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감독님을 비롯해 모두가 강도영 부함장 역을 해달라고 해서 부담은 되지만 하게 됐다. ”

강도영과 대척점에 선 폭탄설계자 역의 이종석에 대해 “선배들한테 워낙 잘하고 많이 물어보더라. 감독님이 오케이 했는데도 ‘선배님 어때요?’하고 묻고 아쉬워하더라”며 “‘나는 이렇게 했는데 내가 얘기한 걸 바탕으로 네 식으로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하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는데 종석이가 유연하게 내가 얘기한 걸 자기식대로 연기하더라. 누가 얘기한다고 하는 게 쉽지 않다”고 칭찬했다.

‘데시벨’로 스크린에 데뷔한 차은우에 대해선 “잠수함 내에 있는 동안 아무도 우리에게 말도 잘 못걸 정도로 엄숙한 분위기였다”며 “차은우가 영화는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왔던 것 같은데 굉장히 열심히 했고 자기 몫을 너무 잘해줬다”고 치켜세웠다.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그도, 최근 선배 배우 한석규의 격려에 큰 힘을 얻었다고 고마워했다. “일주일 전 한석규 선배님과 통화했는데 진지하게 ‘지금이 제일 좋을 때다. 넌 재능이 많고 훌륭한 배우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금까지는 연습한 거다. 정말로 잘 해봐라’고 두 세번 얘기하시더라. 다시 한번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앞으로 할 게 많구나 하고 다시 한번 열정을 불태울 수 있게 됐다. ”

한편 김래원은 지난 12일 첫방송한 ‘소방서 옆 경찰서’에서 열혈 형사 진호개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첫회 수도권 시청률 7.8%(닐슨코리아 기준) 순간 최고 시청률 11.2%까지 치솟아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hjcho@sportsseoul.com

사진| 마인드마크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