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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탄생’의 바티칸 시사회가 열린 16일 오후(현지시간) 배우 윤시윤이 현지 매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바티칸=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바티칸(이탈리아)=조현정기자]“Viva chiesa Coreana!”(한국 교회 만세)

한국 영화 ‘탄생’이 카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시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돼 현지를 눈물과 감동으로 물들였다.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신부의 삶과 죽음을 다룬 첫 극영화인 ‘탄생’은 17일 오후 5시30분(현지시간) 교황청 회의장인 뉴 시노드홀에서 첫 선을 보였다. 시사회에는 박흥식 감독과 배우 윤시윤, 김강우 등 출연진과 제작사, 투자사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고 이들은 이날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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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탄생’의 바티칸 시사회가 16일 오후 5시30분(현지시간) 교황청 뉴 시노드홀에서 열렸다. 사진| 바티칸=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로마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을 비롯해 교황청 장관 및 고위 공직자, 각국 대사와 로마의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200여명의 관객이 객석을 채웠다. 오는 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어 국내에서 음향과 컴퓨터그래픽(CG) 등 막바지 후반작업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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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탄생’의 바티칸 시사회가 열린 16일 오후(현지시간)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영화 도입부에 한국적인 음악과 그림, 자막으로 200년 전 조선의 카톨릭 신자들이 순교 등 박해를 받으면서도 로마교황청에 편지를 보내 사제 파견을 요청하는 등 당시 시대상을 소개했다. 온갖 고초 속에서도 조선 최초의 사제가 되어 천주교와 근대 문물을 전하려다 순교한 청년 김대건의 파란만장한 일생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에 관객들은 웃음과 눈물로 호응하며 빠져들었다.

특히 김대건 신부의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순교 장면에 객석 곳곳에서 관객들이 훌쩍이며 눈물을 훔쳤다. 영화가 끝나자 마자 뜨거운 박수세례와 함께 외교관 객석쪽에서 한 관객이 “Viva chiesa Coreana!”(한국 교회 만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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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식 추기경이 16일 오후(현지시간) 영화 ‘탄생’의 시사회 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바티칸=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시사회 후 박흥식 감독은 “200년 전 한국의 신자들이 바티칸에 편지를 보내 신부님을 보내달라고 애원했는데 200년이 지나 우리는 이렇게 편하게 바티칸에 와있다. 우리를 위해 피흘리신 선조들 덕분”이라며 “작년이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이어서 이 영화를 만들자는 제의가 있었다. 200년 전 김대건 신부님이 조선의 길을 열어줬고 200년이 지난 오늘 어떤 미래를 탄생시켜야 할지 그 길을 또 제시해주는 것 같다.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김대건 신부님을 부활시켜 주면 좋겠다”고 감격해했다.

시사 직후 눈물을 닦던 윤시윤은 “내게도 너무 영광스러운 자리다. 바티칸은 너무 멀더라. 꽤 오래 걸려 200년만에 오늘 내가 온 게 아니라 김대건 신부님이 오신 거 같다”며 “훌륭하신 분들에게 개인적으로 부탁드리고 싶다. 윤시윤이라는 배우가 이 영화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후에도 이 영화가 세계에 메시지를 줄 때 나라는 배우는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직 한분만 보이게 기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로마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은 “2021년 유네스코 선정 세계 기념인물로 선정된 한국의 젊은 청년이자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믿음과 삶이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며 “시사회 후 재밌게 봤다는 정도가 아니라 많은 분들로부터 정말 감동적이라고 축하인사를 많이 받았다. 이런 기운을 교황청이 세계에 전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다른 분들로부터도 칭찬과 찬사가 대단하다”고 미소지었다.

추규호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오늘 5분의 추기경과 바티칸 고위 성직자들이 참석했다. 김대건 신부는 성직자로서 영원한 삶의 길을 선택해 인간 해방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며 “인간의 자유와 존엄의 문제는 그때 뿐 아니라 지금도 중요하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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