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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최근 여자야구 활성화를 위한 국내 프로야구단과 프로선수들의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K리그(한국프로축구), 여성 참여율 높이려 축구 교실 및 대회 열어올해로 12회째 열리고 있는 K리그 주최 여자 축구대회인 ‘K리그 퀸컵’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들의 합작품이다. 특징은 각 구단 프로 선수들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구단의 이름으로 뛴다는 것이다. 구단이 연고지 여성들에게 축구에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해 일체감과 소속감을 키움으로써 장기적으로 다양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여성의 축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퀸컵 최우수선수를 차지한 수원삼성의 김현선은 “수원 엠블럼을 달고 뛰니까 확실히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구단과 선수 간의 일체감이 형성된 것이다. K2리그 안산 그리너스 관계자도 “처음엔 여성분들이 (2부 리그인)안산 그리너스라는 팀을 몰랐다. 같이 훈련을 하고 구단과 접촉을 하니까 이젠 자기 소개를 할 때 항상 ‘안산 그리너스 누구입니다’라고 한다. 소속감이 확실히 생겼다”고 말했다.
K리그 각 구단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축구교실을 열고 있기도 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스포츠서울에 “FC서울, 수원삼성, 부산아이파크, 경남FC, 성남FC, 강원FC, 대전하나시티즌, 김천상무, 인천유나이티드, FC안양, 충남아산이 매주 일회씩 축구교실을 열고 있다. 기본기부터 패스, 드리블, 전술까지 여성 아마추어인을 대상으로 레슨을 해준다. 만족도는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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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2014년 여자 사회인 야구단 창설 이후, 꾸준한 노력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지난 2014년 6월, 프로야구 최초로 구단 후원을 받는 ‘W 다이노스 여자야구단’을 창설했다. 여자 사회인 야구단 최초다. 이들은 지금도 NC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NC는 최근 창원시에 기점을 둔 여자 사회인 야구팀 ‘창미야’를 대상으로 지난달 6일과 27일 두 차례 재능기부를 펼치기도 했다. 공필성 C팀(NC 퓨처스팀) 감독을 포함한 5명의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가 참여해 ‘창미야’ 선수들을 대상으로 투구, 타격, 수비, 주루 등 파트별 맞춤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
‘창미야’ 박주아는 “선수들이 훈련하는 야구장에 초대받아 직접 그라운드를 밟으며 운동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창미야 선수들이 다이노스 코치님들께 지도 받은 것처럼 다른 여자 야구 선수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많이 생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자 야구도 남자 야구 선수들처럼 많은 관심 속에 많은 관중분들 앞에서 운동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성욱 NC 다이노스 육성팀장은 “‘창미야’ 선수들의 흥미와 동기 유발을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이번이 첫 시작이지만 앞으로도 비시즌 재능기부 행사로 꾸준히 이어가며 지역과 함께하는 NC만의 문화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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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 국가대표팀 훈련에 전현직 프로선수들 참여, 만족도 100%
지난 3~4일 이틀간 열린 ‘2022 여자야구 클리닉’에 프로야구 선수 유강남(롯데), 채은성(한화), 이영빈(LG),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 박종훈 전 한화 단장, 이동현 SBS스포츠 해설위원 등이 참여해 선수들을 지도했다.
클리닉에 참석한 여자야구 선수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번 클리닉은 최고”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투수 사유리는 “원 포인트 레슨식으로 해주셔서 실력이 바로바로 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며 웃었다. 국가대표 야수 손가은은 “스윙폼을 교정해주셔서 잘못된 습관을 바로 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국가대표 포수 이빛나는 “이렇게 프로 선수들이 클리닉에 많이 참여한 건 처음인 것 같다. 세심하게 정말 잘 알려주셨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했다.
양상문 해설위원과 박종훈 전 단장도 이런 기회가 더 많아져야함을 역설했다. 양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코치들의 가르침을 배우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고,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자야구가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고 박 전 단장은 “여자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은 굉장히 크다. 동네에 공을 던지는 소녀들이 많아져야 한다”며 많은 지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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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한국야구위원회)와 프로구단들, 여자 야구 활성화 위한 노력 부족
여자야구의 열기와 별개로 KBO는 예산 등을 이유로 프로야구에만 집중하겠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여자 야구 활성화 방안에 대해 “KBO는 프로야구 리그를 관장하는 곳”이라며 “이외의 것을 다루는 것이 조심스럽고 프로리그 외의 것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결국 한국여자야구연맹(WBAK)에 더 많은 예산 지원과 실력있는 코치진과 선수들이 즐비한 프로 구단의 동참이 절실하다. KBO 관계자는 “우리가 프로 구단들에게 참여를 강제할 수는 없다. 자발적인 문제”라고 했다.
각 구단의 입장도 대동소이하다. 프로야구 LG트윈스가 여자야구 전국대회를 후원하는 등 꾸준히 여자야구 활성화 및 인프라 향상에 지원하고 있지만, 나머지 구단들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여자 사회인 야구의 규모는 전국에 총 48팀, 948명(2022년 WBAK 등록 기준)이다. 서울에 많이 있긴 하지만, 지방 각지에 흩어져 있다. 각 구단이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지역 연고 팀들과 협업할 수 있다.
내년 3월, 여자야구 국제대회가 열린다. 여자야구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자본과 인력이 풍부한 프로구단들의 지원과 동참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려면 여성이 프로야구와 무관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프로야구 관중 10명 중 5명은 여성이며, 26년 전인 지난 1996년 ‘여성은 프로무대에서 뛸 수 없다’는 규정이 삭제됐다. 배움의 열정이 넘치는 여자야구 선수들에 관심과 지원이 늘어난다면, 분명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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