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연예계가 ‘범죄의 왕국’이 됐다. 음주운전부터 마약 투약, 강제 추행까지. 4월, 스타들이 대거 법정에 소환된다.

배우 김새론을 시작으로 가수 겸 제작자 돈스파이크, 래퍼 뱃사공,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까지 분야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물의 스타들이 법의 심판대에 선다.

만취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새론은 내달 5일 선고를 앞뒀다. 김새론은 지난 8일 서울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2000만 원의 구형을 받았다.

지난해 5월 18일 서울 청담동 부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가로수, 변압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김새론은 이 사고로 피해를 본 인근 상점들을 찾아 사과와 함께 보상금을 지급했다.

첫 공판에서 김새론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으며, 변호인 또한 “막대한 피해배상금 지급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가족 또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카페, 주점 등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모습 등이 목격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새론이 국내 10대 로펌의 대표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싸늘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필로폰을 사들여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던 작곡가 겸 가수 돈스파이크의 항소심도 오는 4월 6일에 열린다. 돈스파이크는 지난해 말부터 9차례에 걸쳐 약 4500만 원 상당의 필로폰을 매수하고, 공동 투약 5회를 포함해 14차례 투약한 혐의로 체포됐다.

또한 7회에 걸쳐 필로폰 및 엑스터시를 교부하고 약 20g의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도 받았다. 통상 1회 투약량이 0.03g인 점을 고려하면 약 700회분에 해당하는 상당한 양이다. 과거 동종 전과가 세 차례나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현재 돈스파이크는 지난 1월 열린 원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된 상태다. 법원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재활치료, 사회봉사 120시간, 약물치료 강의 80시간 수강, 추징금 약 3985만 원 등을 명령했다. 그러나 검찰은 필로폰 양이 상당하고 범행 횟수도 많아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며 항소했다.

불법촬영을 하고 단체 채팅방에 사진 등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래퍼 뱃사공이 실형을 선고받을지 여부는 4월 12일에 판가름 난다. 검찰은 지난 15일 뱃사공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뱃사공은 지난 2018년 지인이던 피해자 B씨를 불법촬영한 뒤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법정에 출석한 뱃사공은 최후 변론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두 번 다시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반성의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피해자 B씨는 “진심어린 반성과 피해 회복만을 원했지만 사과조차 없었다. 성범죄자에게 절대 기회를 주면 안된다”고 강력한 처벌을 호소했다.

강제 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의 배우 오영수의 2차 공판은 4월 14일에 열린다. 오영수는 지난 2017년 중순 한 여성의 신체를 부적절하게 접촉한 혐의를 받고 지난해 11월 불구속기소 됐다.

A씨는 지난 2021년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이에 A씨는 이의신청을 했고, 오영수는 지난해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오영수는 검찰 조사와 첫 공판에서 “길 안내 차원에서 손을 잡은 것뿐 추행 사실은 없다”라며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오영수의 2차 공판은 피해자 증인신문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전세계적인 흥행작 ‘오징어게임’에 오일남 역을 맡아 ‘깐부’로 큰 사랑을 받은 오영수는 제79회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으나 강제추행 혐의로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재판은 아직이지만 배우 유아인도 마약류 투약 혐의로 27일 오전 경찰에 출석했다. 당초 지난 24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소환해 조사받을 예정이었으나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며 비공개 소환 원칙이 위반됐다며 출석일자 조정을 요청한 바 있다. 유아인은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4종류의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스타들이 줄줄이 카메라 앞이 아닌 법정에 서게 되면서 씁쓸함을 안기고 있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자양분으로 활동하는 연예인들이 사회적 책무는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가 공직자는 아니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준공인이다. 이들이 무심코 한 행동이 생각보다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간과해선 안된다”며 “이들이 응당의 심판을 받는 모습을 통해 모방 범죄를 예방하고 해당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면 법에 따라 처벌받는 게 당연하지만 그 이상의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건 주의해야 한다. 무혐의로 결론이 나더라도 피소가 됐다는 사실만으로 연예인은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며 공정하고 신중한 보도와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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