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안영미, 미국 원정 출산 논란 휩싸여
‘원정 출산 논란’ 성립 안 돼…병역 기피할 수 없다
김성수 문화평론가 “논란은 무임승차 신드롬”
[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개그우먼 안영미(40)가 미국 원정 출산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지난 4일 개그우먼 신봉선이 유튜브에 “안영미가 출산을 위해 곧 미국으로 출국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린 뒤 벌어진 일이다. 안영미의 남편은 현재 미국에서 일하고 있고, 출산을 앞둔 안영미가 남편과 함께 있으려고 선택한 일이었지만 불똥은 다른 곳으로 튀었다.
영상이 공개된 직후 일각에서는 안영미가 원정 출산을 통해 병역 혜택을 누리려고 의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그의 채널에는 “돈은 한국에서 벌고, 아이는 이중국적자를 만들어 병역 등 혜택을 주려는 것이 아니냐” “출산 전 만삭 상태로 굳이 미국에 가는 건 뭘까, 친정이 한국인데 굳이 미국에 가는 이유가 수상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안영미는 “저희 딱콩이(태명) 이제 8개월 됐습니다. 그것도 뱃속에서요. 벌써 군대 문제까지 생각해 주시는 건 너무나 먼 이야기인 것 같다”며 “기왕이면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추측 보다는 지금 뱃속에서 꼬물락 하는 아이에게 축복해 주시는 게 어떨까요”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베트남에 있든 필리핀에 있든 갔을 거다. 생에 한 번뿐일 수도 있는 소중한 임신 기간, 출산, 육아 그걸 어떻게 오롯이 혼자 할 수 있겠나.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영미, ‘원정 출산 논란’ 성립 안 돼…국적 버릴 수 없다
하지만 일각의 의혹과 달리 안영미의 ‘원정 출산 논란’은 애초에 성립되지 않는다. 개정된 국적법 때문이다. 원정출산으로 병역을 기피하는 일이 늘어나자 지난 2005년 국적법이 개정됐다.
개정된 국적법 제12조3항에 따르면 ‘직계존속이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자는 병역의무의 이행과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제14조에 따른 국적이탈신고를 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여기서 각호는 ①현역·상근예비역·보충역 또는 대체역으로 복무를 마치거나 마친 것으로 보게 되는 경우②전시근로역에 편입된 경우 ③병역면제처분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 즉, 각호에 해당하는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국적을 버릴 방법이 없다. 한국 국적을 포기하려면 우선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중 국적을 가진 남자는 만 17세까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해외 국적을 선택하는 게 가능했다. 당시 원정 출산을 통한 병역 기피는 이를 악용한 방법이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출산을 통해 시민권을 얻은 뒤 추후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식으로 병역 면제를 받아냈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이 반복적으로 벌어지자 국회는 2005년 국적법을 개정했다.
여기엔 부모가 유학생이거나 재외공관원, 상사 주재원 등의 신분으로 외국에 머물다 낳은 아들이 이중 국적을 취득한 경우도 해당했다. 원정 출산 등을 통한 병역 기피 가능성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안영미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에서 원정 출산을 통해 외국 시민권을 얻을 자라도,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을 버릴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다.
◇안영미 ‘원정 출산 논란’은 무임승차 신드롬…“상대적 박탈감에 분노”
안영미의 말처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두고 병역기피 논란이 불거진 건 그만큼 유사한 사건이 많이 발생한데 따른 일종의 집단 트라우마가 작동된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문화 평론가는 “대중들은 기본적으로 미국이나 일본처럼 (국내보다) 누릴 수 있는 지위가 많다고 느끼는 곳에서 부모의 안정적인 지원을 받아 지위를 획득한다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다”며 “이를 ‘무임승차 신드롬’이라고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외국 국적 취득 겸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한 부유층의 해외 원정 출산에 대한 반감이 연예인 안영미에게도 적용된 것”이라며 “국제결혼을 하고 원정 출산을 해 시민권을 획득하는 것 자체가 서민들이 누리기 어려운 것이라 이에 대한 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예인들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중들은 사회 전반의 문제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낄 때 자기가 휘두를 수 있는 권력을 이용해 바로 잡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그는 “안영미가 원정 출산으로 얻는 이득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원정 출산으로 얻는 이득이 없다는 것을 사회가 먼저 증명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원정 출산에 대한 안 좋은 인식도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대주의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연예인이 공직자보다 더 투명한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강한 시민의식을 가지게 된다면 냉철하게 따져서 잘못한 만큼의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hd9987@sportsseoul.com
기사추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