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지속된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

‘최정훈의 밤의 공원’으로 명맥 잇는다

최정훈 “행사와 스케줄도 정리했다”

[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30년간 지속된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명맥을 잇게 된 ‘최정훈의 밤의 공원’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음악 이야기를 전하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KBS2 ‘더 시즌즈-최정훈의 밤의 공원’(이하 ‘밤의 공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최정훈과 멜로망스 정동환, 박석형 PD, 이창수 PD, 강승원 음악감독이 참석했다.

‘더 시즌즈-최정훈의 밤의 공원’은 뮤직 토크쇼 ‘더 시즌즈’가 새로운 타이틀과 함께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방송이다.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러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30년간 지속된 KBS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명맥을 잇는 뮤직 토크쇼다.

최정훈은 두 번째 시즌 MC로 출격해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토대로 심도 있는 토크를 이끌어 갈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행사와 스케줄도 정리했다고.

최정훈은 “내가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겁이 많이 났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이바지 해보고자 MC를 하게 됐다. 영광스러운 자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너무나 영광스럽고, 어렸을 때부터 이 무대에서 노래하기만을 꿈꿔왔을 뿐이지 진행을 하고 선·후배 가수들을 만날 거라는 건 꿈도 꾸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도 믿기지가 않는다. 가문의 영광이라는 생각으로 진행을 해볼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꽤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가수 분들에 대해서 귀를 기울이고 있고, 예행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대본을 받으니 내가 했던 것들이 소용 없었다. 내가 기상천외한 상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이에 이창수 PD는 “제작진이 부담을 주지 않았는데 스케줄을 정리하고 올인했다. 일주일 동안 밤을 새서 준비할 만한 대본이 아닌데, 어떤 준비를 했는지 우리도 궁금하다”며 최정훈의 열정을 궁금해했다. 정동환도 “최정훈과 악수를 했는데 손이 뜨거웠다. 행사와 페스티벌이 많은 이 시즌에 잔나비 앨범 작업과 ‘밤의 공원’에만 올인하겠다고 한다. 그 모습에 감동을 많이 받았다”며 기대를 높였다.

이에 최정훈은 “‘밤의 공원’ MC를 맡는 중에는 공연 스케줄을 잡지 않았다. 지금 올 한 해 예정된 공연 스케줄도 없다. 다른 스케줄도 하면서 MC를 한다면 모든 걸 컨트롤할 영역이 없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한번 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지난 4월 종영한 ‘박재범의 드라이브’와 함께 첫 포문을 열었던 ‘더 시즌즈’는 30년 역사의 KBS 뮤직 토크쇼 명맥을 잇는 동시에 트렌디한 감각과 시도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꿴 만큼 ‘더 시즌즈’의 다음 바통을 이어받을 ‘최정훈의 밤의 공원’에도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출자인 박석형 PD는 “걱정이 많았던 지난 시즌이 많은 분에게 사랑을 받았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며 “두 번째 시즌의 MC를 감성적인 뮤지션 최정훈이 맡았다. 최정훈의 가사를 나도 좋아하는데, ‘밤의 공원’이라는 제목도 최정훈의 가사에서 따왔다. 이번 여름에는 여러분들을 모시고 아름다운 밤의 공원으로 출발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MC들의 차이점을 언급하며 “박재범과 최정훈의 차이점은 최정훈이 박재범보다 한국말을 훨씬 잘한다는 것이다. 또 최정훈이 박재범에 비해 챌린지를 따라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박재범이 인물에 초점을 맞춰서 토크를 많이 했다면, 최정훈은 음악에 중심을 둔 토크를 진행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박재범의 드라이브’는 다채로운 색채의 게스트들을 만나면서 맞춤형 소통으로 끊임없는 흐름을 채웠다. 양희은부터 백종원, 다나카, 방탄소년단 제이홉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더 시즌즈’를 찾았고 여운 가득한 무대를 남겼다.

이창수 PD는 앞으로 어떤 뮤지션을 ‘최정훈의 밤의 공원’에 캐스팅하고 싶은지 묻자 “이번 시즌에 꼭 서태지씨가 나왔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어떻게든 나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노력도 해보겠다”라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또 정동환은 “개인적으로 저는 재밌는 분들이 밴드 음악에 얹혀서 나오면 어떨까 싶다”라며 “침착맨(웹툰작가 이말년)이나 주호민 작가님이 굉장히 음악을 좋아하시는데 밴드 음악으로 나오면 어떨까 싶다”라고 얘기해 눈길을 끌었다.

최정훈도 침착맨, 주호민 작가 콤비를 초대 손님으로 꼽았다. 그는 “재밌게 노래 부르는 콘텐츠를 많이 봤는데, 진지하게 하면 더 웃기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벌써 2번째 시즌을 맞이한 ‘더 시즌즈’ 제작진들은 최근 음악 시장에서 ‘더 시즌즈’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박 PD는 “음악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취향이고, 취향이 다분화되어 있어서 보편적인 음악을 감상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의미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라며 “하지만 음악을 찾아듣지 않았던 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 마음 편히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에서 짧지만 소개를 받을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라고 애기했다.

이어 “평소에도 잘 들으시는 분들은 자신의 취향을 찾아서 많은 음악을 듣지만 접근하기 힘든 음악 플랫폼도 있다”라며 “일종의 기술에서 소외되신 분들은 찾아들을 능력이 없을 수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 친절하게 좋은 음악들을 소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PD는 “섭외할 때 늘 고민하는 부분이 이 시대에 팔리는 음악이 아니라 이 시대에 필요한 음악으로 소개하자라는 생각을 한다”라며 “자기 음악에 대해서 길게 얘기할 수 있는 곳이 KBS 무대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한편 ‘최정훈의 밤의 공원’은 오는 14일 오후 10시55분에 처음 방송된다.

khd998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