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청라=장강훈기자] “어릴 때 생각이 났어요.”
생애 첫 메인 후원사 대회 우승을 노리는 최혜진(24·롯데)이 후배들을 보며 잃었던 공격 본능을 되찾았다. 방어적으로 홀을 공략하던 습관을 버리고 그동안 흘린 땀의 가치를 믿기로 마음을 바꿨다. 후원사 대회 우승도 중요하지만, 진짜 목표를 위해 터닝포인트를 만드는 게 더 급하다.
최혜진은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베어즈베스트 청라(파72·672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오픈(총상금 8억원) 첫날 보기없이 버디 3개를 잡았다.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E1채리티 오픈에서 공동 7위에 오른 최혜진은 이번대회를 통해 후원사 대회 첫 우승과 자신감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퍼트 거리감이 안잡혀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보기없는 라운드여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잘했던 코스여서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프로암과 연습라운드를 통해 감각도 회복 중이어서 자신있게 플레이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LPGA투어에 데뷔한 최혜진은 우승을 따내지 못했다. 장거리 이동과 시차적응, 낯선 잔디와 다른 코스환경 등 적응할 게 많았다. KLPGA투어에서는 ‘대세’로 군림한 터라 LPGA투어에서도 성적에 대한 압박을 완전히 떨치기는 어려웠을 터. 스스로 “최근에 경기하면서 어릴 때보다 조심스럽게 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성적에 신경쓰다보면 실수를 줄여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고, 과감한 공격 대신 방어적으로 운영한다.
소극적인 플레이에도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신감 결여로 이어진다. 악순환이 반복할 수밖에 없는 구조. 그는 “후배들과 플레이하면서 잊었던 어릴 때 기억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이날 임희정(23·한국토지신탁) 이예원(20·KB금융그룹) 등 국가대표 후배이자 KLPGA투어 후배들과 라운드했다. 임희정은 버디와 보기 2개씩 바꿔 이븐파, 국내 개막전이던 롯데렌터카 오픈에서 우승을 따낸 이예원은 보기1개로 1오버파를 각각 기록했다.
성적은 최혜진이 더 좋은데, 오히려 “느낀 게 많았다”고 했다. 그는 “시즌 초부터 샷이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감도 떨어졌고 실수가 많아 힘들었다”며 “경기하면서 좋아지고 있고, 깨달은 점도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후배들과 함께 플레이하면서 예전에 자신있게 쳤던 상황들이 떠올랐다. 성적을 위해 방어적으로 치는 것보다 스스로를 믿고 자신있게, 공격적으로 공략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티샷 실수가 없진 않았지만 263야드(약 240m)짜리 드라이버 샷을 날리는 등 과감함이 돋보였다. 최혜진은 “벤트그라스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편한 느낌이 있다”며 코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회복한 ‘공격본능’을 앞세워 원하는 샷을 되찾으면,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LPGA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LPGA투어는 오는 23일부터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잇달아 개최한다. 2주 연속 메이저대회를 치러야 해 체력부담도 있지만, 그만큼 우승하면 얻는 것도 많다. 최혜진 역시 “2주 연속 큰 대회가 있어서 이번에 감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번 대회를 마치면 미국으로 돌아가는데 “한주 쉬면서 시차적응 등 컨디션을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혜진에게는 계획이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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