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KBO리그에서 애칭은 ‘괴물(Monster)’이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는 동안 미국이 언론이나 방송해설자들이 그의 활약에 몬스터라고 한 적은 없다. 리그의 레벨 차이다.

MLB 네트워크의 ‘MLB Now’ 진행자 브라이언 켈리는 26일 방송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고연봉 저효율 시즌(37승41패)을 지적하면서 김하성은 몬스터급 활약한다고 분석했다. 베이스러닝, 2루, 3루 유격수 포지션을 매끄럽게 메우는 탁월한 수비, 평균 이상의 공격, 상황에 따른 스마트한 야구 머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샌디에이고에는 외야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3루수 매니 마차도, 유격수 잰더 보가츠 3명의 연봉 총액은 9억7000만 달러에 이른다. 타티스 주니어를 제외하고 마차도, 보가츠의 2023시즌 활약은 기대 이하다. 김하성의 연봉은 700만 달러다.

대체 선수 승리기여도 WAR에서 잘 드러난다. 27일 현재 타티스 주니어가 투타를 통틀어 3.7로 1위다. 2위는 연봉 2300만 달러 좌익수 후안 소토로 3.4다. 김하성은 3.3으로 3위에 랭크돼 있다. 보가츠 1.6, 마차도 1.0이다. 투수 쪽에서는 선발 마이클 와카가 1.7로 선두다.

김하성은 최근 장타력까지 폭발하고 있다. 지난 26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시즌 8호 홈런을 터뜨렸다. 최근 4경기 3홈런이다. MLB에 데뷔한 이래 처음 몰아치기 홈런포다. 특히 이 홈런은 156km의 강속구를 때렸다.

지난해와 견줘도 홈런 페이스는 특별하다. 지난 시즌 홈런 11개로 첫 두 자릿수를 작성했다. 하지만 스코어가 크게 벌어져 투수 대신 야수 맙업맨으로부터 뽑은 홈런이 2개 포함돼 있다. 홈런 페이스도 지난해 8호 홈런을 9월 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터졌다. 올해는 아직 올스타 브레이크가 2주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날 현재 타율 0.251, 8홈런, 26타점, 35득점, 13도루, OPS 0.739를 마크하고 있다. 도루 13개는 팀 내 2위며 지난해 12개를 넘었다. 올해 20개도 가능해 보인다. 홈런 선두는 타티스 주니어로 14개다.

봅 멜빈 감독도 최근 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좌우완 가리지 않고 톱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출루율도 높아서다. 하지만 김하성 본인은 톱타자 기용이 부담스럽다. 톱타자로는 기록이 썩 좋지 않았다. 통산 타율 0.231이다. 올해는 0.200으로 저조하다. 이닝의 선두타자로 나설 때는 0.308로 높다.

김하성은 6월 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때리며 타율을 0.250까지 끌어 올렸다. 그러나 이후 미니 슬럼프에 빠져 15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0.228까지 추락했다.

최원제 개인 타격코치는 김하성의 미니 슬럼프에 부랴부랴 샌디에이고로 내려가 대화했다. 최 코치는 “(김)하성이는 타격이 좋지 않을 때 3루쪽 땅볼 타구가 빈번하게 나온다. 컵스 전 이후 미니 슬럼프일 때 타구를 뒤에 놓고 치면서 타구를 외야로 보내지 못하고 땅볼 타구가 나온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타격코치와 다른 이론이다. 많은 타격코치와 선수들은 볼을 끝까지 보고 친다. 뒤에다 놓고 친다는 말을 자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반대다. 앞에 놓고 친다. 이유는 볼이 워낙 빠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투수들은 155km의 싱커를 구사한다. 싱커도 일종의 패스트볼이지만 홈플레이트 뒤에서 떨어진다. 볼을 뒤에 놓고 치면 이런 싱커는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없다.

김하성은 최 코치의 조언에 따라 16일 클리블랜드 멀티 히트를 시작으로 다시 타격감을 정상화했다. 이후 3안타를 포함한 멀티 히트를 4차례 작성하면서 타율을 0.251로 끌어 올린 것이다.

현재 공·수·주 모든 페이스는 MLB 전문가들도 높이 평가할 정도로 매우 좋다. 그래서 켈리 진행자는 몬스터라는 표현을 감히 사용한 것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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