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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축하해주는 것 그만하고 싶어요”.
운명은 참으로 묘하다. 부산 공격수 임상협(26)이 2일 ‘멀티골’을 넣으며 다음 시즌 강등권 위기로 몰아넣은 팀은 그가 올해 말 입대와 함께 뛰게 될 상주 상무였다. 그래서 그는 “경기 내내 싱숭생숭했다”며 복잡한 감정을 전했다. 입상협은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꽃미남’. 그러나 사람들이 그의 얼굴에만 주목할 때, 임상협은 최근 4경기 5골 2도움과 함께 시즌 11골로 이동국 산토스(이상 13골)가 구축한 득점왕 ‘양자구도’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 때 꼴찌였던 부산을 서서히 건져내고 있음은 물론이다.
-4경기 남은 상황에서 시즌 개인 최다골을 넘어섰는데.
팀이 강등권에서 확실히 벗어날 때까지는 계속 분발해야 할 것 같다.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서 넣은 골이다. 최근 공격수로 나서니까 확실히 슛 찬스가 많이 나는 거 같다. 운동 끝나고 슛 연습 따로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팀 목표와 개인적 목표가 있다면.
부산이 8위 안에 드는 게 목표다(현재 9위). 개인적인 목표는 K리그 시상식에서 축하를 그만 해주는 것이다(웃음). 예전엔 시상식에 가도 상을 못 받아서 다른 선수들 축하만 해줬다. 이번엔 베스트 일레븐에 한 번 뽑히고 싶다(임상협은 2011년 공격수, 2013년 왼쪽 날개로 베스트 일레븐 후보에 들었으나 수상하지 못했다).
-‘꽃미남 공격수’ 닉네임이 너무 부각되는 것 아닌가.
일단 그런 소리 들으면 기분 좋다. 그 것에 비해 실력이나 축구적인 면이 많이 가려지는 것 같아서 한편으론 속상하긴 한데(웃음), 그래도 그런 별명이 있으니까 더 부각되는 것 아닌가 싶다.
-하필이면 상주를 상대로 2골 1도움을 기록, 상주의 2부 강등 확률을 더 높였는데.
경기하는 내내 약간 마음이 안 좋더라. 싱숭생숭하고, 안 좋았다. 미묘한 감정이 들고 그랬다. 하지만 지금 소속팀은 부산이이다. 지난 해 도르트문트 소속 공격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도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확정된 뒤 나선 뮌헨전(5월 DFB 포칼 결승)에서 도르트문트를 위해 열심히 뛴 것을 봤다. 나도 프로 선수로서 지금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앞으론 상주의 생존을 응원할 생각이다.
-최근 경기력과 기록은 대표팀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다.
지난 해 뽑혔을 땐 내가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안 그럴려고 했는데 대표팀이 처음이라 낯설었다. 외국인 감독님이 오셨으니까 좀 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고 본다. 대표팀은 항상 꿈꾸고 있다. K리그도 강한 리그니까 (슈틸리케 감독님이)K리그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
-득점왕 욕심이 날 것 같다.
당연히 하고 싶다. 하지만 골보다는 우리 팀이 볼 차기 쉽게 포스트플레이 해주고, 내가 볼을 빼앗기더라도 미드필더와 고립되지 않게 하려고 한다. 마음 비우고 득점보다 내 플레이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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