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2023년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은 12일(한국 시간)시애틀 매리너스 홈 T-모빌 파크에서 열린다.

시애틀은 통산 3번째 올스타게임 유치다. 1979년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킹덤에서, 2001년에는 구장 신축 기념으로 열렸다. 메이저리그는 신축 구장에 올스타게임 유치 우선권을 준다. 다저스타디움은 지난해 42년 만에 올스타게임을 유치했다. 다저스타디움은 MLB에서 3번째 오래된 구장이다.

개장 때 시애틀 매리너스 홈구장의 이름은 세이프코필드였다. 현재는 네이밍 라이트가 바뀌어 이동통신 T-모빌 파크다.

22년 전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올스타게임은 한인 팬들에게 각별했다. 한국인 최초로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낙양의 지가를 올렸던 스포츠서울 취재진은 현장을 생생히 취재했다.

올스타게임은 말 그대로 별들의 전쟁이다. MLB처럼 30개 구단에서 출전하는 터라 올스타 선정 자체가 어렵다. 2001년 올스타에 선정된 훗날 레전드 가운데 명예의 전당 회원은 11명이다.

선발투수 박찬호는 전반기 8승5패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해 마무리 제프 쇼와 함께 LA 다저스를 대표했다. 다저스는 이 해 성적이 좋지 않아 올스타에 2명만 출전했다. 2023년에는 5명이다.

홈팀 시애틀은 구단 사상 최다 8명이 뽑혔다. 올스타 선정은 성적과 비례 된다. 전반기 시애틀은 63승24패를 마크했다. 루 피넬라 감독이 이끈 이 시즌이 MLB 한 시즌 최다승 116승46패를 작성할 때다. 올해도 전반기 MLB 최고 승률(60승29패)을 기록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최다 8명을 올스타에 보냈다.

올스타게임 감독은 전년도 월드시리즈 진출 감독이 맡는다. 2000년 월드시리즈는 뉴욕의 서브웨이 시리즈였다. 아메리칸리그는 뉴욕 양키스 조 토리, 내셔널리그는 메츠 보비 발렌타인 감독이었다. 선발은 AL 양키스 로저 클레멘스, NL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좌완 랜디 존슨. 존슨은 시애틀 매리너스 출신이었던 터라 팬들의 박수를 듬뿍 받았다.

요즘은 선발투수가 1이닝을 던지는 것으로 굳어졌지만 이때는 최소 2이닝이 기본이었다. 클레멘스와 존슨은 나란히 2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내려왔다.

NL 발렌타인 감독은 3회 두 번째 투수로 다저스 우완 박찬호를 세웠다. 첫 타자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레전드 유격수 칼 립켄 주니어. 통산 19번째 올스타. 2632연속경기 출장 기록의 철인 립켄 주니어는 장내, 장외에서 미국인들의 존경을 받는 ‘미스터 아메리카’로 통한 인물.

버드 실릭 커미셔너는 4회가 끝난 뒤 이 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립켄 주니어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히팅머신 토니 그윈(작고)에게 공로상을 시상했다. 올스타에 출전한 전 선수, 감독, 코칭스태프, 팬들은 이들이 남긴 발자취에 환호했다.

립켄 주니어는 원래 3루수로 선정됐으나 경기 전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가 조 토리 감독에게 사전 허락을 받아 포지션을 바꿨다. 립켄 주니어의 대기록은 유격수로 만들어졌다. 팬들도 이를 알고 박수로 환영했다.

생애 첫 올스타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선두타자 립켄 주니어에게 초구 148km(92마일)의 밋밋한 높은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0-0 균형을 깨는 좌월 홈런. 올스타게임 사상 최고령(40) 홈런이었다. 박찬호는 홈런 이후 이반 로드리게스와 이치로 스즈키를 2루 땅볼로 처리하고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슬라이더로 삼진을 낚고 이닝을 마쳤다.

홈런을 뽑은 립켄 주니어는 AL의 4-1 승리와 함께 올스타 MVP로 선정됐다. 박찬호는 유일하게 출전한 2001년 올스타게임에서 NL 패전투수로 남았다.

박찬호 이후 한국인으로 김병현, 추신수, 류현진 등이 올스타로 이름을 날렸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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