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프로 선수들이 참가해도 금메달 따겠다는 목표는 변함없어요.”

이미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난 김민솔(17·두산건설)이 2010년 이후 명맥이 끊긴 한국 여자골프 아시안게임 금메달 탈환 의지를 다졌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다음달 23일 개막한다. 골프는 다음달 28일부터 나흘간 웨스트 레이크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김민솔은 1년 선배 임지유(수성 방통고3·18)와 유현조(천안중앙 방통고3·18) 등과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여자골프는 개인·단체전 등 두 개의 메달이 걸려있다. 이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경쟁력을 증명한 김민솔은 “아시안게임(AG)에서는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몰라 견고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KLPGA투어에서 선배들과 경쟁하는 것도 견고한 플레이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민솔은 지난 4월 열린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정규투어 무대를 밟은 뒤 6월 열린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해 4위에 올랐다. 제주에서 열린 에버콜라겐·더시에나 퀸즈크라운에서 26위를 차지한 그는 후원사인 두산건설이 주최한 위브 챔피언십에서 6언더파 210타로 9위에 올랐다. 세계 수준을 자랑하는 KLPGA투어 최정상급 선수와 대등한 경기력을 뽐낸 셈이다.

그는 “AG는 대회 코스나 출전 선수를 알려주지 않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들이 대표로 출전한다는 얘기도 들었다”면서 “LPGA투어 선수가 출전해도 금메달은 내가 딸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훈련 중”이라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AG는 올해부터 프로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시우, 임성재 등이 태극마크를 달고 AG에 출전하게 된 배경이다. 중국은 세계랭킹 5위 인뤄닝을 필두로 영건들을 LPGA투어에 진출시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태국도 24일 제이드팰리스GC에서 열리는 한화클래식 2023에 출전하는 아타야 티티쿨(20)을 비롯해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AG에 참가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미 지난해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10위에 오르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경쟁한 김민솔은 “상대가 누구든, 내 플레이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프로대회는 코스 세팅이 아마추어 대회와는 전혀 다르다. 핀 위치에 따라 공략법이 달라지는 등 신경 쓸 게 많다”고 말했다. KLPGA투어 정규투어 경험을 통해 이른바 코스 매니지먼트 노하우를 체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클럽을 잡은 김민솔은 남다른 체격으로 빠르게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했다. 지난해 아마추어 무대의 메이저대회로 꼽히는 송암배 골프선수권과 블루원배 한국주니어를 제패했다. 그는 “정규투어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개인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 관절 가동성과 밸런스 훈련에 특히 집중하는 중”이라며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 옷장을 다시 정리할 만큼 많은 옷을 지급받은 날이 떠오른다. 태극마크가 새겨진 옷을 보면서 시상대 최상단에 서서 태극기를 바라보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성적에 대한 압박감도 있지만 ‘할 수 있다’는 마인드 컨트롤로 자신을 다잡는 중이다. 그는 “AG 이후 세계선수권대회가 이어지므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내년 6월이면 프로 전향이 가능한 만큼 올해 열리는 국제대회를 후회 없이 치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구CC에서 국가대표 합숙 훈련을 시작하는 김민솔은 송암배 타이틀 방어전과 KLPGA투어 4개 대회를 통해 마지막 실전 점검을 할 예정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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