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내가 너무 늦게 알아봤다.”

두산 이승엽(47) 감독이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38)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상황. 고마울 수밖에 없다.

이승엽 감독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주말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김재호가 공격과 수비 모두 워낙 잘해주고 있다. 우리가 전반기보다 실책이 좀 있는데, 김재호가 중심을 확실히 잡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준비를 정말 잘했다. 캠프 때부터 그랬다. 나는 (김)재호에게 아무 말도 안 한다. 알아서 잘한다. 젊은 선수들이 이겨야 하는데, 못 이긴다. 그러면서 재호에게 다시 찬스가 갔다. 내가 너무 늦게 알아봤다.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김재호는 올시즌 70경기에서 타율 0.337, 3홈런 22타점, 출루율 0.436, 장타율 0.433, OPS 0.869를 찍고 있다.

전반기 주로 교체로 나가면서도 39경기에서 타율 0.301, OPS 0.727을 쳤다. 후반기 들어서는 31경기에서 타율 0.398에 OPS 0.991이다. 수비력도 여전하다. 38세의 베테랑이지만, 실력은 어디 가지 않는다.

8월에는 21경기에서 타율 0.435, 2홈런 12타점, OPS 1.135를 폭발시켰다. 9월 들어 7경기에서 타율 0.250, OPS 0.798로 살짝 주춤하지만, 이것도 충분히 괜찮은 수치다.

잘하는 데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붙박이 주전 유격수다. 9일 삼성과 더블헤더에서는 두 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안재석, 박계범 등 다른 유격수들이 좀처럼 김재호를 넘지 못한다.

이승엽 감독은 “내야 사령관으로서 잘 지휘하고 있다. 공격도 된다. 유격수는 타율 0.250만 쳐줘도 수비에서 잘해주면 된다. 그런데 8월 한 달 동안 타율 4할을 쳤다. 필요할 때 잘 쳐줬다. 우리 팀에 정말 필요한 선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호는 이날도 선발로 나선다. 2번 타자 유격수다. 정수빈과 함께 테이블 세터를 구축한다. 이승엽 감독은 “체력이 떨어지고, 정말 힘들어하면 기용할 수 없다. 몸이 안 움직이는데 어떻게 투입하겠나. 당연히 스타팅에서 제외다”고 짚었다.

이어 “선수 자신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으면 팀에도 마이너스다. 안 좋으면 바로 빼준다. 김재호는 지금 그런 문제가 없다. 몸 상태가 되니까 나간다”고 설명했다. raining99@sportsseou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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