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 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박지수가 북한 박진아의 슛을 블록하고 있다. 사진 | 항저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동영기자] 한국 여자농구가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을 만났다. 완승을 거뒀다. 1쿼터만 힘들었을 뿐, 이후 페이스를 찾으면서 웃었다. 조별리그 2전 2승이다.

한국은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 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C조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 북한전에서 박지수-강이슬-김단비 등의 활약을 앞세워 81-62의 대승을 거뒀다.

앞서 27일 조별리그 1차전 태국과 경기에서 90-56의 대승을 거뒀다. 기분 좋은 출발. 그리고 두 번째 상대가 북한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구기 종목에서 처음으로 열린 남북 대결이다.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2쿼터 대한민국 김단비가 중거리슛을 던지고 있다. 사진 | 항저우=연합뉴스

결과는 한국의 승리다. 박지수가 18점 13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강이슬도 3점슛 4개를 터뜨리며 16점을 올렸다. 김단비가 16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만들었고, 박지현도 9점 11리바운드를 올렸다.

5년 전에는 ‘동료’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여자농구는 단일팀으로 나섰다. 그때 멤버가 이번에도 있다. 로숙영과 김혜연이다.

특히 로숙영이 눈에 띈다. 당시 로숙영은 단일팀의 인사이드 자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번에는 북한 대표팀의 주장으로 나선다. 동료에서 적이 됐다.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2쿼터 대한민국 정선민 감독이 상대에게 점수를 리드 당하자 심각한 표정으로 코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 항저우=연합뉴스

여기에 북한에는 박진아라는 장신 자원이 또 있다. 신장이 205㎝에 달한다. 198㎝의 박지수가 어떻게 공략하고, 막아내느냐가 관건으로 꼽혔다.

쉽지 않았다. 로숙영은 한국이 1대1로 막기 어려운 수준의 농구를 펼쳤다. 개인 돌파에 동료를 살리는 패스까지 일품. 박진아 또한 박지수가 오롯이 감당하기 만만치 않았다.

단, 2쿼터 중반까지만 그랬다. 한국 특유의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추격에 성공했다. 골밑에서 박진아 대처가 됐고, 로숙영도 제어에 성공했다. 수비가 되니 공격도 살아났고, 결과는 넉넉한 승리다.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3쿼터 대한민국 강이슬이 3점슛을 쏜 뒤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 항저우=연합뉴스

1쿼터 첫 4분여 동안 공격이 신통치 않았다. 강이슬의 컷인으로 뽑은 2점이 전부. 반대로 수비는 됐다. 1점도 주지 않았다. 스코어 2-0이 꽤 길게 갔다.

이후 갑자기 흔들렸다. 박진아-리은정-로숙영에게 잇달아 골을 내주면서 2-6이 됐다. 다시 리은정에게 2실점하며 2-8. 정선민 감독이 작전시간을 불렀고, 김단비의 뱅크슛이 나오며 4-8이 됐다.

4-10 상황에서 박지수가 중거리 2점을 넣었고, 속공 골밑 2점을 넣었다. 8-10. 리은정에게 외곽포를 맞으면서 8-13이 됐지만, 김단비의 3점 플레이를 통해 11-13으로 간격을 유지했다. 쿼터 마지막 공격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그대로 1쿼터가 마무리됐다.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이해란이 수비 과정에서 넘어진 북한 로숙영에게 손을 건네며 일으켜 주고 있다. 사진 | 항저우=연합뉴스

쿼터 시작 후 코너 3점을 맞았다. 반대로 공격에서는 또 턴오버. 계속 어수선했다. 패스는 점확하지 않았고, 슛은 제대로 던지지도 못했다. 박진아에게 골밑이 뚫렸고, 리은정에게 외곽포를 주며 11-21까지 벌어졌다. 다시 작전시간.

이후 투입된 이해란이 3점 플레이를 만들며 14-21이 됐고, 박지수가 중거리슛과 골밑 2점을 만들었다. 이어 이해란의 속공이 터져 20-21이 됐다.

다시 박지수의 골밑 2점이 나오면서 22-21로 뒤집었다. 김단비의 중거리, 이소희의 3점포 등을 통해 1분여 남기고 27-25가 됐다. 쿼터 막판 이소희와 김단비, 박지현의 연속 속공이 터지면서 33-25가 됐다. 그대로 전반이 마무리됐다.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2쿼터 대한민국 박지수가 북한 로숙영의 파울을 유도하며 골밑슛으로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내고 있다. 사진 | 항저우=연합뉴스

3쿼터 들어 강유림의 3점포가 터졌고, 감딘비의 자유투 2개, 강이슬의 3점슛이 나왔다. 쿼터 시작 2분이 지나지 않아 41-27로 앞섰다. 다시 김단비의 외곽 등이 터지며 46-32로 리드를 유지했다.

박지수가 기습적인 3점포를 꽂는 등 5점을 올렸고, 이경은-박지현의 득점이 잇달아 나왔다. 북한의 공격도 착실하게 막으면서 3쿼터까지 62-42, 20점 앞섰다.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1쿼터 북한의 공격 때 대한민국 박지현이 북한 로숙영을 마크하고 있다. 사진 | 항저우=연합뉴스

4쿼터에서도 흐름은 변하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초반 박진아에게 골밑 득점을 주면서 64-50으로 점수차가 좁혀지기는 했다. 그러나 강이슬의 3점포로 다시 67-50을 만들었다.

마지막 5분을 남기고 변수가 발생했다. 박지수가 우측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꼈다. 결국 코트에서 물러나 트레이너의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 점수차가 살짝 줄어 73-56이 됐다.

더 밀리지는 않았다. 강이슬이 잇달아 3점슛을 성공시키면서 북한의 기를 꺾었다. 다시 20점차. 그렇게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대승을 일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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