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한국 복싱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최근 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난 수준을 여실히 증명했다. 그나마 1988년생 노장 정재민(남원시청)이 동메달을 목에 걸며 ‘노메달’을 가까스로 벗어난 게 다행이었다.

정재민은 지난 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복싱 남자 92kg급 4강전에서 타지키스탄의 다블라트 볼타예프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그러나 복싱은 3위 결정전을 치르지 않으면서 동메달을 얻었다. 남자 복싱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낸 건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9년 만이다.

한국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간판 오연지(울산광역시청)가 여자 60kg급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노골드’에 그쳤다. 오연지는 이번 대회 16강에서 북한의 원은경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정재민과 같은 날 여자 66kg급에 출전한 선수진(성남시청)은 8강에서 잔잼 수완나펭(태국)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 복싱은 역대 올림픽 복싱에서만 금메달 3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0개를 차지할 정도로 한때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관리위원회 체제인 대한복싱협회의 현실이 증명하듯 온갖 내홍과 복싱계 파벌, 외교력 실종 등 잡음이 끊이지 않으며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다수 복싱인은 대진운이 따르지 않는 이상 남녀 선수 모두 메달 획득을 쉽게 점치지 못했다. 참혹한 현실을 대회 내내 느끼면서 한국 복싱은 대대적인 개혁 없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증명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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