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이상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1일 중국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에서 중국을 2-0으로 꺾었다.

중국은 내심 한국을 꺾고 4강 이상의 목표를 세웠다. 조별리그에서 2승1무로 패하지 않았고, 16강에서도 카타르를 1-0으로 제압했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 더욱이 이날 ‘국경절’이라 5만 관중이 운집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다수였다.

그래서일까. 한국 취재진들은 일찌감치 짐을 싸 황룽스포츠센터로 향했다. 중국 취재진들의 자리잡기에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다. 다행히 중국 취재진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본격적으로 입장하기 시작했다.

다른 경기장보다 취재석이 훨씬 많은 황룽스포츠센터였지만, 미디어 자리가 남지 않았다. 다만 일부 취재진들의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축구를 보면서 노트북으로 배드민턴과 탁구 중계를 보는 건 애교였다.

박수 소리를 내는 응원 도구를 들고 와 중국이 공을 잡을 때마다 두드리기도 하고, 중국이 못하거나 한국이 잘하면 책상을 ‘쾅쾅’ 내리치는 취재진도 존재했다. 사실상 취재보다는 응원이 목적인 장면의 연속이었다.

이례적으로 한국과 중국전에는 기자들의 AD 카드를 일일이 체크했다. 입장할 때 AD 카드가 있어야 진입이 가능하기에 따로 검사하지 않는다. 알고 보니 취재진이 아닌 사람이 들어와 기자석에 앉아 있었던 것. 조직위원회 관계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노트북을 들고 오지 않고, 휴대폰과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과 영상만 찍는 사람도 있었다.

또 후반 22분 박규현과 중국 팡하오의 신경전이 펼쳐지려고 하자, 중국 기자들은 불같이 화를 내며 “한궈”를 외쳤다. 환호와 야유도 함께했다. 일반 팬과 다름 없었다. 일부는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많이 겪어보진 않았으나, 역대급으로 이상한 기자석이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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