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예견된 수순이다.
대한배구협회는 8일 한국 남녀배구대표팀 사령탑의 계약 종료를 8일 발표했다. 협회는 ‘임도헌 남자대표팀 감독의 임기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종료됐다. 세자르 곤잘레스 에르난데스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국 남녀배구대표팀은 더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정도 바닥을 쳤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남자배구는 12강에서 탈락, 61년 만에 ‘노메달’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여자부는 8강 라운드를 넘지 못한 채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노메달’에 그쳤다.
그야말로 ‘대참사’다. 선수를 구성하고 전술·전략을 짜는 감독은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남녀 사령탑이 물러나는 건 예견된 수순이다.
결과를 비롯해 과정에서의 성과조차 미미하다. 남녀배구 모두 ‘세대교체’를 선언하면서 국제대회에 나섰지만, 위안거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다. 남자배구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전 ‘젊은 선수’를 중심으로 아시아대회에 나섰지만 국제 무대서 두드러지는 선수는 없었다. 여자대표팀 역시 국제배구연맹(VNL)을 시작으로 아시아선수권대회, 올림픽 예선 등을 소화했지만 ‘희망’을 찾아보기란 어려웠다.
처참하게 바닥을 치자, 사실상 추락을 지켜만 보던 대한배구협회가 공식 입장문을 내놨다. 협회는 남녀배구대표팀 감독들의 계약 종료를 발표함과 동시에 ‘앞으로 국가대표팀 운영 방향을 심사숙고하여, 2028 LA올림픽 및 2032 브리즈번올림픽 출전을 위한 새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협회부터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한국 배구가 성장통을 거쳐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실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회 남녀 경기력향상위원장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다. 외부인사를 주축으로 하는 공청회를 개최해 국가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각 계 각층의 비난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 협회가 나아갈 방향성을 설정하고자 한다. 또 국가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최적의 지도자를 선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협회의 이러한 ‘대처’는 다소 늦은감이 없지 않다. 추락할 곳이 더이상 없는 상황까지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지만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멀리 내다보고 계획을 차근차근 수립할 때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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