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골프 연습장은 자동 볼 분배기를 사용한다. 자동 볼 분배기의 문제점은 1시간 사용료가 아까워서 볼이 올라오자마자 스윙도 자동으로 쉼 없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드레스를 풀지도 않고 볼이 올라오자마자 장작 패듯이 때린다. 마치 건설현장의 노동자처럼 온몸에 땀이 비 오듯이 젖을 정도로, 연습의 강도를 땀으로 보상받고 위안 삼으려는 잘못된 연습 방법이다.
연습장에서는 단 한 개의 볼을 치더라도 빈 스윙도 몇 번 하고, 어드레스 정렬과 그립의 모양과 볼의 위치를 확인하고, 호흡 조절하고, 리듬과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빠르게 피니시까지 지나가는 스윙을 해야 하는데, 무조건 때린다. 심지어 볼이 올라오기 전에 때리는 아마추어들도 있다. 이런 아마추어들이 필드에 가면 연습장에서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빈 스윙을 몇 번씩이나 하고, 어드레스와 샷 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동반자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향이 있다.
프로들의 연습 방법은 일반적으로 숏게임 위주다. 한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면 제일 먼저 웨지로 어프로치를 반 이상하고 아이언과 드라이버는 리듬과 감각을 유지할 정도로만 간단하게 하고, 나머지 반은 퍼터 연습이다. 사실 하루에 한 시간만 연습하는 프로는 없다. 투어에 나갈 정도의 프로는 최소한 퍼터만 하루에 3시간 이상 연습한다.
그럼 아마추어가 일주일에 한두 번 연습장에서 1시간 연습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빈 스윙을 많이 해라. 돈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1시간 동안 몇 개의 볼을 못 치더라도 빈 스윙을 부분 동작으로 나눠서 하기도 하고 본 스윙처럼 피니시까지 빠르게 하기도 하고, 두세 번 이상 한 다음에 리듬과 밸런스를 유지해서 연습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둘째, 드라이버는 10분 이내로 거리보다는 방향 위주로만 체크한다. 아이언은 7번 하나로만 치지 말고 모든 아이언을 골고루 친 다음 웨지를 30분 동안 치라. 아마추어가 필드에 나가서 라운딩하는 동안, 모든 홀에서 파온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벙커든 러프나 엣지든, 어프로치로 그린에 올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웨지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 웨지 연습은 지루하고 재미가 없지만 스코어를 줄이는 가장 지름길이다. 숏게임 웨지는 골프의 시작이자 끝이다.
셋째, 아마추어는 페이드나 드로우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가 없다. 그래서 연습장 티박스에서 어드레스 방향에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여러 방향으로 샷을 하는 것이, 필드에 나가서 지형지물을 이용하고 코스 메니지먼트를 하는 데 유리하다. 연습장 철망만 보지 말고, 가상의 그림을 그려가면서 샷 연습을 하는 것이 스코어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앞선 세 가지 방법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퍼터 연습이다. 대부분의 아마추어는 연습장에 가서 죽어라 드라이버만 때리고 아이언 한두 개로 몇 번 치다가, 힘 다 빠져서 억지로 웨지를 잡고 어프로치 흉내만 내고 퍼터는 꺼내 보지도 않는다. 퍼터는 오직 필드 그린에서 라운딩할 때만 꺼내는 경우가 태반이다. 18홀 라운딩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는 것이 퍼터이며 스코어를 줄이는 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결정적 무기인데, 홀대하고 외면해 버린다.
그 이유는 퍼터를 3분만 연습하면 지루하고 허리가 아프고 재미가 없다. 어차피 필드 가면 오케이가 있고 연습해도 금방 실력이 늘지 않고, 쓰리퍼트만 안 하면 된다는 안일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퍼터의 중요함은 밤을 새워 얘기해도 모자라니 다음에 단독 주제로 논하기로 하자.)
연습장에 가면 드라이버를 안 쳐도 퍼터는 10분 이상 연습해라. 따로 퍼터 연습공간이 없으면 타석에서라도 연습을 해야 한다. 올바른 연습 방법은 거리와 방향도 중요하지만 스윙 스팟에 정확히 맞추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같은 긴 채가 스윙 스팟에 잘 안 맞고, 퍼터와 같이 짧은 채가 쉽게 스윙 스팟에 맞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퍼터가 스윙 스팟에 맞추기 제일 어렵다. 프로들이 왜 연습 그린에서 하루 종일 퍼터와 씨름을 하겠는가? 아마추어가 하루 몇 시간씩 퍼터 연습을 하길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연습장에서만이라도 10분 이상씩 퍼터 연습하기를 필히 권한다.
연습장은 말 그대로 자신의 샷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연마하며 필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실수와 트러블 샷을 연습하는 곳이다. 똑바로 멀리 보내기 위해서 땀 흘리면서 죽어라 패고 때리는 단순 아파트 공사장의 막노동판이 아니다. 머리로 생각하고 몸으로 리듬, 밸런스, 임팩트를 느껴야 한다. 아무런 생각 없이 힘으로만 100개를 쳐서 자기만족에 빠진 아마추어보다, 10개의 볼을 치더라도 준비하고 점검하고 생각하는 아마추어가 고수가 된다.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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