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KBS 아나운서 출신 최동석(45), 박지윤(44) 부부가 결혼 14년만에 이혼 소식을 전한 가운데, 소셜 미디어와의 악연이 새삼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개인 소셜 채널에 올린 글들이 뜻밖의 논란을 불러일으켜 이미지를 깎아 먹는 일들이 이상할 정도로 자주 반복됐다. 불운하다고 할지 부주의하다고 해야할지 모를 패턴은 파경에 이르러서도 반복 중이다.
지난 2004년 KBS 30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두 사람은 4년차 신입 아나운서 시절인 2007년, 사생활 사진이 유출되며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최동석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비공개로 올린 사진이 해킹됐고, 이 과정에서 박지윤의 사진이 공개된 것. 두 사람은 이후 개인채널을 폐쇄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이 일로 아나운서 공식커플이 된 두 사람은 2009년9월 결혼에 골인했고,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아나운서 부부로 금슬을 자랑하며 각자 커리어도 차근차근 구축했다. 하지만 이때도 소셜 미디어와의 악연이 발목을 잡았다.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 준수에 모두가 예민하던 시절, 박지윤이 가족여행 사진을 개인 채널에 올린 일이 문제가 됐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개인 채널로 많은 누리꾼들과 소통해온 박지윤은 그해 3월 지인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며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다.
하필이면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모임을 금지하고 외출을 삼가던 시기에 올린 사진이었다. 이에 한 누리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시기에 여행 사진은 안 올리는 게 어떠냐고 하자 박지윤은 “관광지 돌아다니는게 아니라 프라이빗 콘도에 가족끼리만 있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요즘 이래라 저래라 프로 불편러들이 왜 이렇게 많아. 자기 삶이 불만이면 제발 스스로 풀자. 남의 삶에 간섭 말고”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촉발됐다.
박지윤의 소셜 채널에서 촉발된 논란의 불씨는 KBS ‘9시뉴스’ 앵커로 발탁된 지 넉 달 남짓 된 최동석에게도 번져갔다. “‘9시뉴스’ 앵커가 방역지침을 어기는 게 말이 되냐”는 항의글이 KBS 게시판에 올랐고 앵커 하차 요구까지 이어졌다.
결국 KBS는 “최동석 아나운서는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아들이며 적절치 않은 처신에 대해 반성하고 주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영방송 아나운서로 걸맞게 행동하도록 주의를 줬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지윤도 “며칠 전 올린 ‘간섭’에 관한 글은 해당 사안과 관계가 없으며 단순 악플러에게 남긴 메세지오니 오해 없길 바란다”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최동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사태 석달 뒤인 그해 6월 이명 등 건강상의 이유로 휴직계를 제출했다. 많은 아나운서들의 꿈인 메인뉴스 앵커 자리에 오른지 고작 7개월 만이었다.
이후 최동석·박지윤 부부는 아이들과 제주도로 내려갔다는 소식을 전했고, 휴직 중이던 최동석은 “육아에 전념하겠다”라며 입사 17년만인 2021년8월 KBS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두 사람 모두 KBS를 떠난 2021년9월에도 소셜 채널에 올린 사진으로 또 한 차례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엔 이들 가족이 방문한 제주도의 한 유명 음식점이 테러를 당했다. 박지윤이 부부와 두 아이까지 네 가족이 제주의 유명 음식점을 방문한 사진을 올렸는데, 이 식당이 ‘노키즈존’ 으로 운영되기 때문.
누리꾼들은 “유명인한테는 노키즈존이 적용되지 않는 거냐”며 업주에게 항의했고, 업주는 “박지윤씨 측이 지인을 통해 예약해 노키즈존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문했고, 결혼기념일이라 아이들과 꾸미고 왔는데 취소하기 어려워 부득이하게 아이 동반으로 받아줬다”라고 해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두 사람에 대한 소식이 다시 한번 들려온 건 지난달 31일이다. 두 사람은 최근 법원에 이혼 조정신청서를 제출하고 합의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혼 소식이 전해진 뒤에 또 다시 개인 채널의 글들이 회자됐다.
최동석이 최근 자신의 개인 채널에 올렸던 의미심장한 글들이 두 사람의 불화를 암시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것. 이혼사유에 대한 대중적 호기심이 소셜 채널의 글을 만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자 최동석은 지난달 31일 “억측이 계속된다면 강경 대응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지윤 역시 “저를 비롯한 두 아이의 신상에 위해가 되는 루머와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인으로서의 삶만큼 개인으로서 삶을 즐겁게 살고, 또 많은 이들과 소통을 원했던 두 사람은 부메랑이 된 소셜미디어발 논란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먹고사는 이들 부부에게 소셜미디어는 득보다는 독이 된 게 분명해 보인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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