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리빌딩 팀이 아니다. 2연패를 바라보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그래도 육성을 외친다. 2024년 청룡의 해, 더 높이 날아오르며 연속 우승을 이루는 과정 또한 육성이다. 2023년 11월 13일 환희를 가슴에 품고 2024년 우승 트로피를 바라보는 LG 얘기다.

2023년 통합 우승 과정 또한 그랬다. 유영찬, 백승현, 박명근, 신민재 도약 없이는 정상 등극도 없었다. 이들에 앞서 김윤식, 이정용, 문보경, 문성주 또한 LG에서 드래프트 돼 1군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새 얼굴이 나와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최고가 됐다. 육성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29년 한풀이였다.

새해 목표도 육성이다. 결과를 이루기에 앞서 코칭스태프 구성부터 변화를 줬다. 2022년과 2023년 막강 타선 구축에 큰 부분을 차지한 이호준 타격 코치가 올해에는 신예 타자 육성에 힘을 쏟는다. 모창민 코치가 타격 파트 메인을 맡고 이 코치는 김범석, 송찬의, 손호영, 구본혁 등을 도약시키는 데 전념한다. 2군 주전포수 김성우와 7월 전역하는 이영빈, 신인 김현종, 손용준, 김대원 등도 맡을 계획이다.

핵심은 역시 김범석이다. 지난해 이재원이 이루지 못한 멀티 포지션 거포에 도전한다. 1루수와 포수, 때로는 지명타자를 맡아 강한 라인업을 유지한다. 수준급 포수 박동원과 1루수 오스틴 딘이 있지만 작년처럼 마냥 의존할 수는 없다. 수비 이닝에서 박동원은 982.0이닝으로 포수 부문 1위, 오스틴은 930.1이닝으로 1루수 부문 1위였다.

작년에는 9경기를 남겨두고 정규시즌 우승을 이루면서 막바지 이들을 관리했지만 2024 페넌트레이스 판도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다. 염경엽 감독은 “2023년에는 주전만으로 한 시즌을 치렀다. 유일하게 이루지 못한 부분이 야수 육성”이라고 아쉬움을 전한 바 있다. 김범석이 올라서면 30대가 주축인 주전 야수진 관리도 용이하다.

마운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언뜻 보면 디트릭 엔스, 케이시 켈리, 임찬규, 최원태 선발 4명 확정에 김윤식 5선발까지 나름대로 구색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윤식은 내구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게다가 선발 5명 만으로 풀시즌을 치를 수도 없다.

한국시리즈 준비 기간 압도적인 구위를 뽐낸 손주영과 최고 컨디션일 때는 파워 피처로 잠재력을 보인 이지강. 트래킹 데이터 수치는 켈리보다 뛰어나다는 강효종에게도 얼마든지 기회가 갈 수 있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육성에 성공해야 한다.

불펜도 구성만 보면 배부르다. 고우석 빅리그 진출 여부가 3일 내로 결정되는데 고우석이 남으면 우승 불펜진을 고스란히 유지한다. 전원 필승조가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만든다. 그런데 불펜은 어느 포지션보다 변화가 빈번하다. 2022년과 2023년 LG 필승조를 비교해도 그렇다. 이정용, 진해수, 최성훈, 김대유의 자리를 함덕주, 유영찬, 백승현, 박명근으로 채웠다. 2024년 이상영, 성동현이 새로운 필승조 일원으로 도전장을 던진다.

샐러리캡 제도 2년차다. 특급 FA를 마냥 영입할 수 없다. 즉 육성 없이는 강팀이 될 수 없다. 차명석 단장 체제인 2019년부터 유일한 400승 돌파(403승)와 최고 승률(0.578)을 이룬 비결도 육성에 있다. 올해도 새 얼굴이 나오면 다시 우승 트로피에 가까워질 것이다.

청룡의 해. 구단 최초 연속 우승을 향해 더 높이 날아오르는 지름길도 역시 육성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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