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충=박준범 기자] “오랜만에 심장이 뜨거웠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 송명근(31)은 외국인 선수 마테이의 이탈로 찾아올 것 같지 않던 기회를 잡았다. 송명근은 이번시즌 코트보다 웜업존을 지키는 날이 더 많았다. 외국인 선수 마테이의 맹활약 속에 김지한과 한성정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회를 잡았기 때문.

하지만 마테이가 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되면서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아시아쿼터 잇세이를 아포짓으로 돌리고, 송명근의 공격 성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테이의 공백을 메우고자 했다.

그리고 송명근은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9일 OK금융그룹전에서 22득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22득점은 이번시즌 개인 최다 득점이다. 그리고 12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도 존재감을 톡톡히 발휘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송명근은 1~2세트에는 교체로 출전해서도 분위기를 바꿨고, 3세트에는 선발로 출전해 힘을 보탰다.

한복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송명근은 “명절 마지막 날이라 팬께 세배했다”라며 “OK금융그룹전에서 풀세트 승리를 거뒀다. 체력적인 문제가 있어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운 건 있었다. 나도 가벼운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도 외국인 선수가 없는 속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좋은 모습을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송명근의 장점은 스윙이다. 원체 빨라서 국내 최고”라고 칭찬했다. 송명근은 “안 되는 것을 훈련했다. 감독님이 공격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신다. 리시브 자세나 수비 쪽에서 감독님이 잡아줬다”라며 “(수비적인 부분이) 잘 안됐기 때문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다. 꾸준하게 준비했다.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개인적은 스트레스가 클 거 같았다. 감독님이 지적하는 부분을 코트 안에서 보완한다면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기다리다 보면 할 수 있는 배구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송명근은 코트에 나서고 있으나, 주로 교체 출전이다. “스타팅으로 들어가면 극복이 가능한데…”라고 말한 송명근은 “교체로 출전하면 긴장도 많이 되고 분위기도 바꿔야 하고 신경 쓸 게 많다.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기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마테이 없이 치른 2경기에서 우리카드는 모두 승리했다. 송명근은 “누가 없다고 또 누구에게 기대지 말고 하나라도 더 하려고 하자는 이야기했다. (마테이가 없다는 것을) 신경 쓰지 말자고 했다. 코칭스태프들도 그렇게 이야기했다. 집중력이 더 발휘됐던 것 같다”라며 “심장이 오랜만에 뜨거웠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드레날린이 더 나오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교체 외국인 선수가 오기 전까지는 지금 멤버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선두 경쟁도 계속해야 한다. 송명근은 “기존 선수들이 경기를 많이 치러서 체력적으로 부담되는 부분 있다. 웜업존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도움 준다면, 똘똘 뭉치는 경기를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마테이의 기여도가 컸고, 안타까운 부분이 있긴 하다. 하지만 코트 밖에 있는 선수들이 그만큼 준비를 잘하고 있다. 다른 선수가 들어가도 더 보여준다면 외국인 선수의 공백은 적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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