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그야말로 명불허전 이제훈의 작두쇼였다.
‘모범택시’ 시리즈로 갈고닦은 카리스마에 느물느물 박영한의 DNA를 입은 이제훈이 MBC 새 금토극 ‘수사반장 1958’의 중심을 확고히 잡고 가며 유쾌한 시대 수사물의 첫발을 뗐다.
19일 첫 방송된 MBC 금토극 ‘수사반장 1958’은 1971년부터 1989년까지 장장 18년간 MBC에서 방송된 국내 간판 수사드라마 ‘수사반장’의 프리퀄로 박영한 형사가 황천을 떠나 서울에 부임한 1958년을 배경으로 한다.
60년이 넘는 시대 역주행이 자칫 올드하거나 유치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감각 넘치는 편집과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대본과 연기로 꽉 채워졌다. MBC가 간판 IP를 얼마나 공들여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는 퀄리티였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종남경찰서 수사 1반의 대쪽 반장 유대천(최덕문 분)과 그의 밑으로 들어온 ‘황천 저승사자’ 박영한(이제훈 분), 개도 무는 미친개 김상순(이동휘 분), 종로 임꺽정 조경환(최우성 분)까지 종남서 드림팀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정치인들까지 주무르는 깡패와 깡패의 비호 세력이 되어버린 비리 경찰의 콜라보 속에 누구든 죄지은 놈은 안 봐주는 안하무인 황천 촌놈 형사가 뛰어들며 종남서에 대파란이 벌어졌다.
이날 박영한은 포목점 주인에게 자릿세를 요구한 자칭 ‘이정재의 오른발’ 살모사(강인권 분) 검거에 나섰다. 수하의 깡패들과 종남 접수 기념 식사를 하던 살모사는 패기 넘치는 박영한이 “너네 이러다 피똥 싼다”라고 엄포를 놓자 비웃지만, 박영한은 등에 메고 온 보따리에서 뱀을 꺼내 보이며 위협했다.
눈이 많이 돌은 신참 형사에 혼비백산한 깡패들이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셀프로 수갑을 찬 살모사는 종남서에서 박영한에게 취조 겸 일장연설을 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살모사의 뒷배인 동대문파 1인자 이정재(김영성 분)의 연락에 서장은 살모사를 훈방해 버린다.
독이 오른 살모사는 신고한 포목점은 물론이고, 박영한에게 뱀을 판 영양탕 집까지 풍비박산을 내놓아 박영한의 분노를 부른다.
첫 방송에서는 훗날 ‘불곰 팔뚝’이라 불릴 괴력의 소유자 조경환도 모습을 드러냈다. 조경환은 자릿세를 걷으러 온 깡패가 자신이 마음에 둔 채소집 딸의 뺨을 만지려고 하자 가벼운 따귀로 시장바닥에 갈아버려 웃음을 자아냈다. 박영한은 괴력의 조경환이 마석도급 활약을 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며 광인의 미소를 지었다.
일명 미친개 김상순은 깡패 검거하다 말고 냅다 귀를 물어뜯는 돌아이 모습으로 등장해 박영한과 환상의 콤비를 예약했다. “큰 놈들 잡겠다”라며 서울에 입성한 박영한은 깡패들과 짬짜미가 된 형사들에 실망했고, 그런 자신에게 양복을 사주는 유대천에게 흥미가 생겼다.
박영한이 “어차피 세상 안 바뀌지 않냐?”라며 왜 다른 길을 걷는지 묻자 유대천은 “나 같은 놈이 한 명쯤 있는 것도 좋지 않냐. 둘이면 더 좋고”라며 미소 지었다.
뜻 맞는 사람들이 있어 다시 기력을 회복했던 박영한은 유대천을 대전에 출장 보내고 자신에게 서류정리를 시키는 동료 형사들에게서 수상한 눈치를 챘고, 이들이 미군들과 밀수거래를 하는 현장을 덮쳤다.
하지만 박영한과 김상순이 동료 형사들과 대치한 상황에서 박영한은 김상순이 휘두른 각목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궁금증을 유발했다.
한편 이날 방송 말미에는 박영한에 이어 김상순, 조경환, 그리고 명문 한주대 출신 프로파일러 지망생 서호정(윤현수 분)까지 드림팀을 꾸리며 썩어빠진 종남서에 대이변을 예고했다. gag11@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