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 류준열은 다재다능한 매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인상적인 연기력에 뛰어난 언변, 환경운동을 내세운 반듯한 이미지까지 갖췄다.
그런 그가 데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전 연인인 걸스데이 혜리와 배우 한소희 사이에서 ‘환승연애설’의 중심이 됐고, 설상가상 그린워싱(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논란까지 제기됐다. 그린피스 홍보대사이면서 골프 애호가 면모를 보였고, ‘카프 스킨’ 가방을 든 것 등이 이중적 행태라는 지적이 나왔다.
류준열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한 커피숍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밝혔다. ‘환승연애’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자세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고, 그린워싱에 대해서는 “이미지를 위한 나의 욕심”이라고 반성했다.
“제 연애에 있어서 주변 동료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던 것 같아요. 한소희 씨와 동반출연설이 돈 ‘현혹’은 안하기로 했어요. 캐스팅 과정이 공식적인 상황은 아니었거든요. 한재림 감독님과 가볍게 대화를 나눈 정도였어요. 아쉽긴 하지만 서로 원망은 없어요. 열애설과 관련해 의도치 않게 상황이 전개되면서 배신감을 느꼈다는 글들을 많이 봤어요. 상대 여배우들도 있는데 말을 하면 할수록 제 의지와 상관없이 억측이 나돌잖아요. 그게 더 화를 자초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런 일이 있을 땐 침묵할 것 같아요.”
하지만 침묵이 너무 길어지다 보면 오히려 류준열이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예상 밖의 곡해와 마주할 수 있다.
“그 걱정까지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루머나 억측을 만다는 것보다 더 이상 뭔가 안 나오게 하는 게 최선인 것 같아요. 제가 더 말한다고 해서 속이 후련하진 않을 것 같아요.”
그린워싱 논란에 대해서는 깊이 성찰했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환경운동을 활용한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게 류준열의 설명이다.
“그동안 받은 큰 사랑을 어떻게 하면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하다 환경운동을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린피스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점점 일이 커지고 관심도 받으면서 욕심이 과했어요. 결국 탈이 났죠. 평소 축구나 여행으로 스트레스를 푸는데, 축구를 하면 다치는 경우가 잦아요. 그러다 골프를 배우게 됐어요. 스트레스를 푸는 하나의 용도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더 에이트 쇼’에서 류준열이 맡은 3층은 보통의 평범한 남자다. 사기를 당해 빚더미에 오른 뒤 다리에서 몸을 날리려는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집단에 이끌려 특정한 무대에서 지내는 인물이다.
8층까지 있는 공간에서 1층은 분당 1만원, 8층은 분당 34만원을 얻는다. 8명은 이 공간에 머무는 시간을 벌기 위해 끊임없이 자극적인 장면을 만들어야 했다. 자극의 생산자이면서 피해자이기도 한 연예인이란 직업과 정확히 겹친다.
“욕심이 불어나면 고통도 늘어요. 3층도 이성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한 것 같아요. 1분에 최소 1만원이 쌓이는데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벌고 싶을 거잖아요. 데뷔하면서 가진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도 하고 욕심도 생긴 것 같아요. 앞으로 말과 행동을 할 때 더 마음을 다하고 신중해지려고요.”
극 중 3층은 류준열의 인생 캐릭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평이 자자하다. 어눌하면서도 인간적인 3층의 고뇌와 복합적인 감정이 류준열의 얼굴에 잘 묻어나 있다. 매 순간 작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배우의 노력이 모든 장면에 녹아있다.
“연기는 고민해도 끝이 없어요. 모든 장면을 실감 나게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8층이 다가오는 장면에서 다리를 벌리거나, 방송하는 장면은 대부분 애드리브예요. 화장실에서 투표하고 4층(이열음 분)과 하이 파이브를 못하는 장면도 그렇죠. 모든 장면에 디테일이 있고, 메타포를 심어놨어요. 저뿐 아니라 모든 배우가 그랬어요. 마치 연기 파티를 한 기분이에요.”
한재림 감독의 차기작 ‘현혹’ 출연이 무산되면서 차기작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류준열은 스스로 고민의 시간을 가지면서 다른 일거리를 찾을 계획이다.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고민이 많아졌어요. 아직 어떤 행동을 하긴 이른 것 같아요. 천천히 지켜봐 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더 성숙해진 류준열로 돌아올게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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