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무안=강예진 기자]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이다현(23)은 2023~2024시즌을 마친 후 해외 진출에 대한 갈망이 더욱 커졌다. 지난 2021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누빈 그는 어느덧 올해 VNL까지 4년차를 맞이했는데, 줄곧 느껴온 ‘세계의 벽’에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전라남도 무안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이다현은 10일 본지와 만나 “사실 해외에 나간다는 것 자체가 세계 배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기회다. 베트남뿐 아니라 태국 선수들도 외국 리그서 뛰고 있다. 국내에서도 발전할 부분이 많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고픈 마음이 컸다. 4년째 VNL을 뛰면서 그 생각은 더 커졌다. 올해는 정말 해외에 나가고 싶어 여러 방면으로 알아봤다. 해외진출에 대해서 (김) 연경 언니한테도 많이 물어봤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내가 V리그에서 잘돼서가 아닌, 부족해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렸을 때도 그랬지만, 자존감이 바닥을 찍더라도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극복하면서 발전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 시간이 필요했다. 어려움이 있을 때 동기부여가 더 크게 작용해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대하던 해외 진출을 추후로 미루기로 했다. 이다현은 현대건설과 9000만 원(연봉 4000만 원, 옵션 50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 차기시즌 시야를 넓혀 미국과 이탈리아 등 여러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에이전트와도 상의했는데, 처음 맞닥뜨리는 상황이 많았다. 또 해외는 V리그와 계약 시기가 다르다. 외국은 10월까지 계약기간이다. 우리는 선수단 계약 자체를 6월, 자유계약(FA)은 4월에 마쳐야 한다. 나는 세계적인 선수가 아니기에 계약 시기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애매한 부분이 있어 내년을 노리게 됐다. 구단과도 상의한 후에 내년에 더 낫다고 판단했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도전하고 싶다. 무조건 ‘나가야지’라고 생각했던 마음을 떨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김연경과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이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뒤 VNL 수모를 겪었다. 2년 넘게 30연패를 떠안았는데, 올해는 달랐다. 1주차 태국전에서 연패 탈출, 3주차에서는 프랑스를 풀세트 끝에 잡고 ‘2승’을 챙기면서 VNL을 마무리했다. 이다현은 “사실 이번 VNL은 벼랑 끝이었다. 그래서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또 새로운 감독님이 오시면서 분위기 전환도 됐다. 2승은 부족하지만 희망을 봤다. 언니들이 은퇴하고 난 뒤 방향성이 잡힌 해다”라고 돌아봤다.

지난 3월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페르난도 모랄레스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오는 14일 대표팀을 다시 소집, 크로아티아로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다. 이다현은 “긍정적이다. 소속팀도 중요하지만 대표팀도 못지 않다. 50대50이다. 내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사실 대표팀 선수들끼리 맞춰볼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다. 내년을 준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시작하는 기분이다. (해외진출과 대표팀 등에서) 많은 걸 배웠다. 지금 상황에 최선을 다하면서 준비할 생각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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