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아이슬란드에서 ‘한식대박’을 낸 tvN ‘서진이네2’가 위생모 실종으로 ‘옥에 티’를 남겼다. 지난해 같은 방송사에서 선보인 ‘어쩌다 사장3’ 사태가 반면교사가 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달 28일 첫 방송돼 3회까지 전파를 탄 ‘서진이네2’에서는 출연진 전원이 주방에서 위생모를 쓰지 않았다. 최우식은 비니를, 정유미는 반다나를, 고민시는 헤어밴드를 착용했을 뿐 위생모는 실종됐다. ‘사장님’ 이서진은 2:8 가르마의 단정한 헤어스타일로 카운터에 섰지만 치렁치렁한 웨이브 헤어 스타일의 박서준은 연신 긴머리를 들통안에 집어넣을 듯 해 시청자들의 조바심을 샀다.
‘서진이네2’의 출연자들은 오전 9시 본격적인 업무를 앞두고 ‘위생 5계명’을 외친다. 당일의 메인 셰프가 계명을 읽으면, 다른 출연자들이 서술어를 따라 하는 형태다. “위생에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의상을 깨끗이 한다” 등의 내용이 있지만, 정작 주방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위생모는 보이지 않는다.
‘서진이네2’는 올해 3월 아이슬란드에서 촬영을 마쳤다. 지난해 ‘어쩌다 사장3’가 위생모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큰 문제가 된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은 셈이다.
국내 식품위생법 3조에 의하면, 식품 등의 제조, 가공, 조리 또는 포장에 직접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위생모와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한다. 아이슬란드 내 식품위생법과 별개로 ‘위생모’ 미착용은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주는 요소다.
‘서진이네2’는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첫 회 시청률 6.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 기준)로 시작해 3회만에 9.1%까지 치솟았다. 개업 첫날부터 오픈런에 이어 손님이 몰아치는 상황이 나오고, 시즌1에서 문제가 된 ‘귀족 영업’이란 말도 쏙 들어갈 뿐 아니라 인턴 고민시의 에너지 넘치는 열정이 한 몫했다. 그렇지만 이같은 ‘옥에 티’는 그간 수없이 해외에서 식당영업을 이어온 제작진이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 고민시 ‘혹사 논란’도 일었다. 고민시는 첫날부터 쉬지 않고 돌솥비빔밥을 만들고, 틈틈이 재료 손질과 설거지를 이어가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화장실에 갈 시간이 부족해 “물도 먹지 않았다”는 말이 화제 되면서 ‘혹사 논란’이 제기됐다.
MZ세대 사이에서는 주방 내 잡다한 일을 모두 담당하는 고민시의 모습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고민시가 책임감 있게 일할 뿐 아니라 평소 적극적인 태도가 방송에 오롯이 드러나면서 일어난 해프닝이지만, 대중의 노파심을 자극할 정도로 유독 업무량이 많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MZ세대 중 회사의 잡무를 담당하는 막내 사원들이 많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 방송 관계자는 “방송을 만들 때 쉽게 놓치는 부분이 있다. 티빙 ‘환승연애2’도 촬영하는 집이 너무 더러워서 문제가 됐다. ‘서진이네2’에서 위생모를 안 쓴 건 커다란 실수다. 국내 요식 업장에서 위생모를 안 쓴다고 신고하면 구청에서 곧바로 점검을 나온다”며 “제작진이나 출연진이 기본적인 것부터 신경 쓰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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