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여름철에는 더위를 피해 야간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가벼운 산책이나 걷기 등 적정한 저녁 운동은 멜라토닌을 촉진시켜 숙면을 유도하고, 청소년의 성장이나 노년층의 면역력 증강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야간에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 등 비교적 고강도 운동을 할 때는 주변 환경을 잘 살피고 안전 수칙을 잘 지켜 안전사고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스포츠 안전사고 실태조사(2000년)에 따르면 일반 생활체육인이 가볍게 야외에서 즐기는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는 주로 오후 6시부터 9시로 조사됐다. 이 시간대에 부상을 가장 많이 당하기도 한다. 달리기 활동 중 입은 부상의 46.1%, 자전거 타기 중 부상의 40.4%가 이 시간대에 생겼다. 야간 특성상 시야 확보가 잘 안된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면 미끄러지고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기 쉽다. 특히 여름철에는 장맛비나 소나기 등 수시로 내리는 비가 운동 환경의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유근 병원장은 “야간 달리기나 자전거를 타는 도중 어두운 환경에서 바닥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웅덩이나 돌, 나뭇가지 등 장애물에 걸려 넘어져 낙상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라며 “타박상 정도로 발목이나 손목을 삐는 비교적 가벼운 부상도 있지만 사람이나 장애물이 잘 보이지 않기에 충돌사고로 이어져 골절이나 탈구가 생기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여름철은 장맛비와 국지성 호우 등 비가 많이 내리는 환경으로 야간운동에 더 주의해야 한다. 비가 오면 시야가 더 흐려지고 바닥은 더 미끄러운 상태가 된다. 신발 안쪽까지 비에 젖기 때문에 접지력이 좋은 운동화를 신더라도 발이 신발 안에서 미끄러지기 때문에 달리다가 중심을 잃기 쉽다. 또 비에 젖은 상태로 운동하다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 실제 최근 열린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비를 맞고 달린 참가자들이 저체온증을 호소해 대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야간운동을 보다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가시성이 높은 밝은 옷을 입고 조명이 비치는 잘 포장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어두운 환경에서 운동을 해야 한다면 헤드랜턴이나 빛 반사율이 좋은 밴드 등을 착용해 시야를 확보한다. 갑작스러운 비를 대비해 운동복은 면보다는 젖어도 빨리 마르는 폴리에스테르 등 특수 소재 운동복을 입는다.

비 예보가 있거나 운동 중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면 되도록 야외 운동을 삼가야 한다. 또 비가 내린 후에 달리기를 할 때는 지면을 박차고 나갈 때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천천히 달려야 한다. 또 전방 주시를 잘해 비 때문에 생긴 물웅덩이나 빗물에 쓸려온 장애물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비 온 후 물이 불어난 천변은 순간적으로 부주의하다 미끄러져 빠지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김유근 병원장은 “야간운동은 40~50분 정도로 걷기, 조깅, 맨손 체조 등 저강도 운동을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라며 “밤 시간 운동은 신체 활동이 활발한 사람의 경우 에너지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고, 불면증이 있는 사람도 교감신경계 활성화로 오히려 수면방해를 일으켜 불면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동을 피해야 한다. 특히 한창 성장기에 있는 중, 고등학생은 성장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밤 시간에는 무리한 운동보다는 충분한 수면이 더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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